그림/서 혜연作
成味예술촌
마산에 가면 언제나 가는 곳이 있었다.
코아 빵집이 그랬고 골목안에 있는 커피빈이 그랬다.
물론 문신 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였고
성미도 그랬다.
성미는 오동동과 창동 바로 옆 마산 어시장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성미엔 마산에서 내노라하는 예술가들이 즐겨찾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언젠가 무진 정룡선생과 한번 들렸던 것 같은데
그땐 주인이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연말, 우연한 기회에 오동동 아구할매집 인테리어 디자인 감리를 하면서 전기공사를 맡은 이사장을 따라 간게 성미와 맺은 두번째 인연이었는데
여주인도 이젠 50줄에 들어섰는지 제법 몸매가 많이 불어있었다.
하지만 예전의 미모는 여전했다.
목소리가 아름답고 성량이 풍부해 노래를 곧잘 불렀는데
좀 더 일찍 가수의 길을 들어섰으면 지금쯤은 TV에서나 볼
여인이었는데 그게 좀 아쉬웠다.
그래도 공은 딱은대로 간다고 했던가?
얼마전엔 일본 총영사관에서 주최하는 일본가요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며 무척 기뻐했는데 그 부상으로 머잖아 일본 무대에 선다나 우짠다나.
(사람팔자 진짜 시간문제인가봐)
한데 난데없이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티스트씨
/왜요?
그는 늘 이 넘을 아티스트씨 하던가 아니면 아티스트 우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우박사 하고 불렀다.
(왠넘의 박사?)
/성미 예술촌이라는 글 하나 써줘요.
/성미 예술촌?
/내 명함 아티스트 우가 만들어 줬잖아요 .
그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든데 다들...
그래서 생각한건데 이참에 성미도 성미 예술촌이라고
고쳐 부르고 싶어요. 어때요?
/성미 예술촌?
그것도 괜찮겠네
/그렇죠 . 그러니 성미는 저번에 써 주었으니까
예술촌이라는 말만 하나 더 써주면 안될까요?
/안될건 없지만 그렇게 해서 어떡 할려고?
/나무로 조각해서 입구에 붙이고 싶어요.
/그래요? 그것 멋있겠네 .
성미/成味 (성/成이룰 성, 미/味 맛 미)
성미는 한문으로 저번에 써주었으니 예술촌은 한글체로 쓰는게 더 아름다울 것 같아
붓을 고른 후 예술촌을 거듭 두번 썼더니 두번째 글이 훨 이뻐 보였다.
해서 좌고우면 할 것 없이 딥다 이 글씨체 어때요? 하고 사진을 찍어 휴대폰으로 전송했더니
/우찌 이렇게 글씨가 예뻐요 하고 복희씨가 감탄을 했다.
해서
/그럼 전각하는 친구에게 이 글씨체 보낼게요
음각보다는 양각이 훨 기품이 있어 보일건데 며칠 걸릴겁니다.
일단 완성되면 다시 연락할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
송충은 솔잎을 먹고 살아야한다고 했던가?
역시 나의 운명은 봉사나 실컷하고 하나님께로 오라는 그런 팔자인갑다.
오호라!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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