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94 / 결혼사진 ,,,,,,,,,

커피앤레인 2007. 5. 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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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진 ,,,,,,,,,,,,,,,,,,,,,,,,,,,,,,,

 

 

 

 

 

피카소는 

사진은 늘 기대감이라고 하였는데 

사실 늘 찍는 행위이지만

카메라를 잡으면

이번에는 또 어떤 사진이 나올까 하는게

궁금하다면 궁금하였다.

 

 

강나루 목여사는 큰 딸을 시집보내면서

결혼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인편으로 부탁하였는데

전과 달리 카메라 사정도 여의찮고

나이도 있고 해서

좀 더 젊은 사람에게 부탁하라했더니

말은 안했지만 그게 못내 섭섭했던 모양이었다.

 

 

젊을때부터  유명하거나 이름을 드러내놓는걸

싫어하다보니

그 흔한

전시회나 동호회나 컨테스트

한번 제대로 참여한 일도 없었는데도

 

 

다들 우예 알았는지 사진을 잘 찍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부터

걸핏하면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람을 꽤나 곤혹케 했다.

 

 

하기사 성격상 나서길 좋아하면

그런 것도 이 때 한번  폼도 재고 거들먹거리는것도

꽤나 재미가 있고 잘하면 돈도 벌텐데  

 

 

워낙 되도않은 얼굴 팔려가면서

앞에서 왔다리 갔다리하는게 싫어서

왠만하면 사양했는데

 

이번에도 모처럼 부탁인데도

막상 정아한테 사진을 좀찍어주라고

넘겨주고 나니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았다.

 

 

목여사와 송재선생하고는

근 10여년 이상을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인데

결혼하는 날 아침까지 이걸 우야꼬 하다가

대충 카메라 먼지를 턴 다음

몃 컷만 찍어주자하고

어렵사리 카메라를 울러메고 갔더니

 

 

목여사가 결혼식장 입구에서 손님을 받다말고

이 넘이 카메라를 울러메고 오는 것을 보자마자

그만 목이 매였는지

하마트면 눈시울을 적실뻔했다.

 

 

(아이고 신부엄마가 요라믄 안되는데

 ............................)

 

 

해사면서 얼른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다음

결혼예식 가운데 중요한 대목 몇컷만 찍어

어제 현상을 해줬더니

사진을 너무 잘찍었다고

요것 요것 요것은 크게 확대해주이소 하며

맥주를 한턱내었다.

 

 

알다시피 카메라는 갖고 가는 넘이

항상 손해인데

일일이 이것저것 다 뽑아주다보면

그것도 수월찮게 돈이 나갔는데

 

 

물론 상대야 사진값을 쳐줄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 몇 만원입니다 하고 받기도 그렇고

안받기도 그랬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진 값 몇푼이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 제대로된 작품을 찍을려면

작가적 눈을 갖고 

피사체를 대하는 그 센스와 순발력과

필링과 고도의 미적 감수성과 인내가 필요한데도

 

 

사람들은 사진 한장당 값이 얼마인가하는데만 

 관심이 있었지  

그 안에 담긴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진 못했다.

그나마 내 작품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젠 참 기분좋은 날이었는데

요런다고 누가 또 나도 사진 좀 찍어 주이소 할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