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22

커피앤레인 2007. 6. 21. 23:25

 

 

길 위를 걷는 여자 /22

written by j.i.woo

 

 

 

 

여잔 여간해서 고속도로로 차를 올리지않았다.

꾸불꾸불하고 조금 비좁아도 국도를 따라 갔다.

동해안으로 가는 길은 간혹 시내를 가로 질러 가야했다.

바닷가로 나오면서 풋풋한 미역냄새와 함께 밤공기도 사뭇 달라졌다.

해가 뜨려면 적어도 몇시간은 더 달려야했다.

이따금 어촌이 시야에 들어왔다 뒤로 물러났다.

여잔 엑세레이터에서 조금씩 발을 떼었다.

어차피 바쁜일도 없는데 굳이 속력을 내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여잔 이걸 행복이라고 했다.

포구엔 의례껏 가로등이 희미하게나마 길을 밝히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왔고 바람마저 일자 물결이 제법 심상찮아 길을 훔쳤다.

여자의 일생은 그리 복잡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뭔가에 끌려 그냥 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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