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445 / 자갈치

커피앤레인 2007. 7. 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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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갈치 .............................

 

 

 

새들이 일어났는지 제법 시끄러웠다.

요즘은 저 놈들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하고 아침잠이 깼다.

새들은 거의 5시30분이면 일어났다.

그 시각이면 여명이 밝아오는 시각이었는데

대신 저놈들은 해만지면 자는지 끽 소리도 안했다.

 

누군가 전화를 딥다하였다.

일요일이라 부족한 잠이나 좀 잘까하고 모처럼 자리깔고 누웠는데

잠이든 사이  여러통의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

하도 벨이 울려 수화기를 들었더니 그새 전화가 또 끊어져 버렸다.

어차피 일어난것 휴대폰을 켰더니 종호한테서 여러통의 전화가 와있었다.

 

-와 전화했나

-아 낮부터했는데 전화가 안되데예

-응 잤다 ..... 와 ?

-아 기장에 한번 같이 가보자고 했더니만 ...................

-기장?

 

기장은 해운대 고개 너머있었다.

기장엔 오래동안 묵혀둔 종호네 땅이 있었다.

전에 한번 갤러리겸 카페를 하나 만들었으면 어떻겠노해서

일단 땅생긴 꼬라지부터 봐야 디자인을 하던지 뭘하던지 할게 아니가 했더니

아마 그 때문에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이미 시간이 너무늦어 지금 가기는 좀그렇고

담주에 한번 시간내자 하고 저녁이나 같이 먹으러 나가자해서

올만에 광복동에 나갔더니 주말이라그런지 역시 젊은이 천국이었다.

하나같이 남여 짝짝이 돌아다니는게 너무 잼있었다.

나중엔 죽니 사니 해사도 사내 없으면 못살고 여자 없으면 못사는게 인간인가 보다.

 

 

옛골에서 지영이랑 종호랑 셋이서 저녁을 먹고

자갈치나 함 가보자하고 갔더니 생선횟집 아짐씨가 길을 터억 가로막았다.

저거집에 와서 먹고 놀다가라는 표정이었다.

이미 저녁을 먹었다 했더니 한참동안 이 넘을 쳐다보고는 슬그머니 자릴 비켜주었다.

보아하니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폼이 손만 잡았다면

오늘밤은 영낙없이  한곡 땡깁시다할 꼬락서니였다.

-오데가나 눈에 뜨이는가베예 ,,,,,,,,,,,,,하고 지영이가  또 실실 놀렸다.

 

자갈치는 원래 비만오면 구덕산에서 보수천을 따라 자갈이 떠내려왔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하구에 자갈이 수북히 쌓이자

사람들이 그곳을 자갈치라고 부른 모양이었다.

자갈은 다 아는거고 치는 아마도 산 우뚝할 치(峙)자를 쓰는 모양인데

보수천이 복개되기전에는비만오면 진짜 엄청난 양의 물이 내려왔다.

그러면 다리 위에서 종종 사람들이 잠자리 채로 공도 건지고 냄비도 건졌다.

 

저녁이라 그런지 자갈치엔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바닷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곳에 퍼질고 앉아 놀다가 돌아오는길에 용두산 공원도 함 둘러보자해서 갔더니

지영이가 그새  행텐에 들려 T를 하나 사왔다.

검은색 바탕에 흰줄이 몇개 있었다. 제법 세련돼보였다.

이 넘이 워낙 니트를 좋아하니까 여름동안 입으라고 사온 모양이었다.

보기보다 옷은 좀 골라 입는 성격이라 남이 사준건 잘 안입는 성격인데

하지만 선물이라면서 주니 왠지 쑥스럽기도하고 고맙기도하였다.

 

공원을 내려오는데 누군가 어두운 동상밑에서 키타를 치고있었다.

이왕이면 자갈치에 가서 치면 무대도 있고 관광객도 많은데

하필 여기서 치노 싶어 갔더니  

자갈치가 어데있스무네이까하고 되레물었다.

아이고 이런.......................

일본애였다.

-니혼진 데쓰가 (일본 사람입니까)

하지메 마시떼 (처음뵙겠습니다) ,,,,,,,,,,,,,,,,,,,,,,하고 손만 내밀고는

같이가기도 그래서 그냥 바이바이하고 왔더니

지영이가 왜 데려다주지 그냥 왔느냐고 했다. 

저 애들은 처음본 사람이 어데 가자하면 겁을 낸다했더니

지도 그제사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내가 외국나가도 누가 오데 가자하면 겁부터 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