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 41
written by j.i.woo
뉴욕은 비교적 따스했다.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섭씨 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은 거의 드물었다.
초가을까진 허리케인이라는 열대성 저기압이 올라왔지만 비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의외로 눈이 많이 내렸다.
여잔 한동안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었다.
어학연수가 끝나면 곧장 아뜰리에로 가서 그곳에서 밤낮없이 죽치고 앉아 그림을 그렸다.
창고를 쓰던 건물을 개조한 때문인지 무엇보다 천정이 높아 가슴이 다 후련했다.
오랜만에 여잔 자유를 만끽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여잔 차츰 남편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아니,남편이 있다는 것조차 망각했다.
남편은 한달에 겨우 한두번 정도 메시지만 달랑 남겼다.
그런날은 여자는 어김없이 그 다음날 콜렉트 콜을 걸었다.
남잔 언제나 똑 같은 말만 반복했다.
여자 역시 판에 박은듯한 똑 같은 말로 대신했다.
여잔 간혹 일부러 힘이 드는척 목소리를 깔았다.
남자는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는 이내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말속엔 언제부터인가 알듯 모를듯한 뉘앙스가 짙게 배여있었다.
하지만 여잔 모른척 시치미를 땠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웠나보다.
34번가에서 미드타운으로 이어지는 빌딩가에는
꼬마전구가 도시전체를 마치 환상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이러한 광경은 브로드웨이와 쇼핑지역인 5번가 까지 이어졌다.
오늘따라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그리니치 빌리지는 초저녁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여자는 차를 몰며 파킹할 장소를 물색했다.
남자가 약속한 장소는 꽤 후미진 곳에 위치했다.
여잔 남자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몹씨 궁금했다.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여잔 조금씩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날수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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