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40

커피앤레인 2007. 7. 9. 21:30

 

 

길 위를 걷는 여자 / 40

written by j.i.woo

 

 

 

 

 

 

사랑은 욕정은 때때로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과 욕정을 종종 혼란스럽게했다.

마음 따로 몸 따로 놀다가도 어느새 마음과 몸이 나보란듯이 용케도 일치했다.

친정엄만 살아보면 안다고 자주 주입했다.

그러나 한번 닫힌 여자의 마음은 좀처럼 열리지않았다

여잔 얼마동안 미국으로 나갈 궁리를 했다.

어학연수겸 대학원을 들어가기위한 사전 답사의 성격이었지만

실제로는 옛 남자를 만날 속셈도 숨겨져있었다.

여잔 좀처럼 자기속내를 드러내지않았다.

남자는 여자의 계획을 처음부터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오래지않아 여자의 청을 순순히 들어주었다.

어차피 애정도 없이 같은 방을 쓴다는 것도 피곤한 일이었다.

여잔 서둘러 출국준비를 하였다.

남잔 처음엔 거의 무관심했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한번쯤은 미국을 다녀오는게  좋을듯했다.

 

뉴욕은 생각보다 의외로 박물관과 미술관이 즐비하였다.

메트로 폴리탄 같은 미술관은 규모도 규모이지만 고대 이집트로 부터 현대미술까지

120만점이나 소장하고 있었다.

뮤지엄 마일이라고 부르는 뉴욕5번가엔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을 중심으로 유명 미술관이 제다 모여있는듯 했다.

인상파 이후의 근/현대 미술을 소장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물론이거니와

미국미술만 전문적으로 소장한 휘트니 미술관도 이곳에 있었다.

뉴욕은 황색/백색/흑색 인종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그야말로 인종전시장 같았다.

그는 흑인들이 주로 사는 브롱크스나 브루클린같은 할렘가는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다소 돈이 더 들더라도 여자를 위하여 가급적 뉴욕북부 교외에 있는 집을 얻어주고 싶었다.

그나마 여잔 한동안 자주 전화를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안정이 되자 여잔 더이상 전화를 하지 않았다.

전화를 하면 언제든지 부재중이니 메시지를 남겨달라고만 하였다.

여자와 통화를 할려면  항상 그 다음날에야 겨우 통화가 가능했다.

여잔 창고와 공장건물들이 즐비한 그리니치 남쪽 호소지구에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집합소인 허름한 아뜨리에서 공동작업을 하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여자의 옛 애인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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