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453 / 김칫국부터 마신거가?

커피앤레인 2007. 7. 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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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 부터 마신거가 ,,,,,,,,,,,,,,,,,,,,,

 

 

 

하도 오래된 노래라 

Los Tres Diamantes 가 부른

Luna Liena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들으려면 종호네 가게에 가야

그나마 옛 LP판을 구할 수 있었다.

4명의 사내로 이루어진 보컬그룹인데

언제나 들어도 감미롭고 화음이 일품이었다.

 

다들 다음날이 공휴일이라서 그런지

종호가겐 오늘따라 손님이 많았다.

이왕온 김에 노래나 한곡 듣고싶어 이 곡을 좀 찾아 달라고 하였더니

쪼매 바쁜지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고 지혼자 궁시렁거렸다.

 

요즘은 가급적 11시 이후는 외출을 삼가고

오늘 해야할 분량을 다 했는지 살핀다음

다시한번 중국어 / 일본어/ 영어 순으로

아침에 한 것들을 복습하였는데 어젠

바람이나 쇠러가자고 유혹을 하는 바람에

기어이 종호따라 길을 나섰다.

 

아마도 이 넘이 요며칠 구덕산에서 노래 연습을 하고

내려왔다하니까

진짜로 잘하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지도 스트레쓰가 쌓이니 올만에 내 핑계삼아 마이크라도 잡고 싶었던지

아무튼 노래연습장을 찾았다.

 

아무리 12시가 조금 넘었지만

공복동은 생각보다 엄청 한산했다.

예전같으면 거리도 술집도 사람들로 득시글할텐데 우예된 판인지

거리나 술집이나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걸어서

노래연습장이라고 찾아가보니 거기도 형편은 엇비슷했다.

겨우 한군데서만 마이크 소리가 났다.

보통 노래방에 갈땐 쇠주라도 한잔 걸치고

쪼매 게슴츠레한 눈으로 가야 제맛인데

어젠 맨정신으로 가서 그런지 초장부터 영 분위기가 잡히지 않았다.

 

거기다가 밉다고 마이크 까지 엉망이었다.

옛말에 서툰 목수 연장 나무란다고 하였는데

어젠 연장이 사람 나무라는 것 같았다.

아무튼 별로 신명도 안나는데다가 마이크까지 이러니

노래를 해도 영 기분이 아니올시였지만

그래도 준 돈이 아까워 악착같이 시간을 다 채웠는데

솔직히 말해 요럴땐

차라리 마이크 없는게 훨 나을것 같았다.

 

종호가

시간이 지나 추가로 좀 더 할까예 ,,,,,,,,,,,,,,,,,,,,,,,,,해서

마 됐다 가자 했더니

와예 노래 잘 하구먼 해사면서 욕인지 칭찬인지 지혼자 뭐라 씨부렁거렸다.

(그라믄 다음 낙엽제때 내 불러라이 했더니 그건 좀더 들어봐야 안단다

에라이 문둥아 ,,,,,,,,,,,,,,,,,,,,,,,,,,,,,,,,,,,)

 

종호가게는 매년 11월 마지막주 쯤이면 일주일간 낙엽제를 하였다.

바닥 가득히 낙엽을 깔고 첼리스트나 바이얼리스트들이 와서 연주도 하고

간혹 성악하는 친구들이 라이브도 한다고 들었는데

 라이브는 아직 한번도 들어보질 않아 수준을 가늠할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금년엔 이 넘이 한 폼 잡아볼까하고 은근히 옆구리를 친건데

요게 몬 딴 생각을 하고 있는지

떡 줄 넘은 생각지도 않는데도

망구 내혼자서 앵콜이 자꾸 나오면 우야꼬하고

지레 걱정을 하면서 선곡부터 하고 있었으니 .........................원 . ㅋㅋㅋ

(선곡; 1) 고향마을/2) 긴머리소녀 /3)그네 / 4) 울어라 열풍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