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53

커피앤레인 2007. 7. 23. 14:09

 

 

길 위를 걷는 여자 / 53

written by j.i.woo







여잔 오래전에 속세를 떠난 언니 이름을 기억했다. 

속세를 떠나기전 언니의 본명은 서분이었다.

언니를 마지막 본건 어느 호젓한 찻집에서였다.

언니는 당시 이미 파혼을 한 뒤였다.

언니의 남자는 언니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뮤지션이었다.

남자는 상당히 키가 크고 신체 또한 우람했다.

인물도 그 정도면 훤출한 축에 끼었다.

언닌 그 사내를 무척 따라다녔다고 했다.

파혼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알수 없었지만 아마도 양가의 견해차이 때문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예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가가 서로 날카롭게 대립하였던게 분명했다. 

한동안 전화통이 불이 나더니 결국은 언성을 높혔다.

하지만 그때까지만해도 설마 파혼까지 갈지는 아무도 몰랐다.

신랑측은 결혼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러고는 더 이상 가타부타 말도 하지 않았다.

언니는 한동안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언닌 이미 몸도 마음도 피폐했다.

결국은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여잔 언니를 만나러 종종 정신병원에 들렸다.

언니를 만나러가는 날은 여잔 하루종일 우울했다.

누구를 기다리는지 언닌 늘 창가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가까스로 정신병원을 벗어나자 언닌 그 날로 속세를 등졌다.

언닌 여자의 등을 두드리며 잘 살아야한다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그 이후로 언닌 단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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