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 52
written by j.i.woo
남잔 그새 곯아떨어졌나보다.
하지만 여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흰눈이 덮힌 시골 밤풍경은 죽음만큼 적막했다.
남잔 자주 고개를 떨구었고 여잔 사내의 고개를 똑바로 고쳐주려고 무진 애를섰다.
사낸 아예 여자의 어깨에 기댄체 코를 곯았다.
기차는 이따금 서다가다를 반복했다.
여잔 이성에 대하여 별 아는게 없었다.
굳이 좋은 것도 없었고 굳이 싫은 것도 없었다.
동성에 비해 막연한 호감이랄까 갈망같은게 있을뿐이었다.
모든 수컷들이 그렇듯이 수컷들은 암컷을 쫓아 다니며 교미를 하고 싶어하고 싶어한다고
여잔 지레짐작했다.
어느면에선 여자의 말은 옳은지도 모른다.
교미?
하지만 여자는 단지 교미만을 위하여 사랑하진 않았다.
교미는 지극히 당연한 과정일 뿐이었다
여자가 원하는 것은 교미가 아니라 지극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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