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50
written by j.i.woo
눈이 이렇게 펑펑 쏱아지는 날은 여잔 종종 시골 장독대를 기억했다.
엄만 유난히도 장독대를 아꼈다.
하루에도 몇번이고 딱고 또 딱았다.
-왜 그렇게 빤질빤질하게 딱아?
-모르는 소리 하지마.장독대를 보면 그집 여편네 살림꼬라지를 알 수 있어
여자에게 있어서 엄만 동지이면서도 적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너무 잘 알다보니 때론 오누이 같으면서도
때론 민망할 정도로 서로를 미워했다.
그건 두사람의 성격 탓인지도 모른다.
엄만 자주 지애비 성격을 쏙 빼닮았다했다고 투털투털했다.
하지만 엄만 좀처럼 전화를 하지않았다.
여자 역시 그랬다.
남자를 만난 이후로 여잔 단한번도 엄마한테 전화를 하지 않았다.
여잔 창밖을 보며 혼자 씁스레하게 웃었다.
지금으로선 엄마보단 사내가 더 가까운 것 같았다.
사내에겐 참 묘한 구석이 많았다.
직감적으로 여잔 한동안 사낼 따라 다닐게 분명했다.
그건 엄마에게는 미안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내완 모든게 너무 잘 맞는 것 같았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은 여잔 종일 집에 틀어박혀 지내길 좋아했다.
커피 마시며 음악을 듣거나 스케취를 했다.
평소 담배를 즐겨 피우진 않았지만 기분이 리렉스하거나 우울할 땐 여잔 꼭꼭 담배를 피웠다.
여잔 종종 엉뚱한 생각을 했다.
아무리해도 결혼엔 취미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죽도록 연애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누군가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벨이 울렸다.
여잔 일부러 천천히 수화기를 들었다.
-얘 뭐하니?
-아!언니.....
_어디야?
-집?
이렇게 눈이 오는데 집에 있어?
-네
-나올래?
내 좋은 남자 소개 시켜줄게
-좋은 남자? 아뇨 오늘은 그냥 나가고 싶지않아요
-그래?
왜? 그새 좋은 남자 생겼어?
-그건 아니지만
-얘얘 너 뭔가 수상하다 ...........................갑자기 빼는걸 보니
-언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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