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55

커피앤레인 2007. 7. 25. 17:38

 

28013

 

길 위를 걷는 여자 / 55

written by j.i.woo

 

 

 






기차가 머문 곳은 여늬 곳이나 다름없이

넓은 광장이 펼쳐졌고 4차선 도로가 좌우로 시위라도 하듯이 길게 뻗어 있었다.

이따금 찬바람이 불었다. 

방금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눈 깜작할 사이 저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상대편 커플도 나중에 서로 연락 하자면서 첫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 서둘러 떠났다.

-일단 경포대로 가죠?

남자가 말했다.

경포대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꽤 멀었다.

도시는 여전히 잠에서 깨어 나지 않았는지 거리가 휑했다.

버스안은 의외로 텅텅 비어있었다.

50은 족히 넘어보이는 운전기사가 혼자 운전석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는 사람을 봐도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몇 사람이 더 차에 오르자 그제사 운전기사는 마지못해 시동을 걸었다.

경포대로 가는 시내버스는 왠만한 정류장은 건너 띄었다.

두사람은 경포대 앞에서 차를 버렸다.

그리고는 눈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경포대는 예나지금이나 전혀 변한게 없었다.

아름답고 고고한 자태가 사람의 눈을 홀렸다.

하얀 모시를 밟듯이 여잔 조심스럽게 눈을 밟았다.

누각에서 보는 경포호는 생각보다 더 넓고 아름다웠다.

남잔 오래동안 긴 포옹을 했다.

그런다음 입술을 더듬었다.

남자의 눈은 맑고 그윽했다.

남잔 가급적이면 호젓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숙소를 정하고 싶어했다.

여잔 차라리 민박집이 어떠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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