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 71
written by j.i.woo
남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여잔 점점 실망한 빛이 역력했다.
이미 오래전에 잊혀진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같은 뉴욕에서 만날줄 알았는데
여자의 마음은 무척 착잡했다.
딱히 뭐라고 표현을 할 수는 없었지만 기대만큼 실망도 컸던게 분명했다.
그 사람도 이젠 많이 달라졌을텐데 ..............
어떻게 변했을까? 결혼은 했을까?하고 궁금한게 너무 많았는데...........
끝내 인연이 아닌지 .............
돌아오는 길은 몹씨 씁쓸했다.
하지만 12월의 뉴욕은 여자의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여전히 화려했다.
5번가를 조금 벗어나자 사고가 났는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길 양쪽으로 패트롤카가 보였고 엠브란스 싸이렌도 연신 울려댔다.
누군가 급커브를 하는 바람에 7중 충돌이 일어났다고 하였다.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다고 하였는데
여잔 영 기분이 언잖았다.
설마..............그 사람 차는 아니겠지.
여잔 애써 부인하려했지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약속 장소도 그가 정했고 예약도 그가 했는데..........
혹시 나를 보러오다가 변을 당한건 아니겠지?
여잔 핸들에 기댄 채 오랜만에 기도를했다.
-오 ,하나님.이게 인생의 길입니까?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이게 현실입니까?
여잔 한참동안 그렇게 흐느껴 울며 몸부림쳤다.
사랑도 인생도 욕망도 결국은 다 사라지는 것들인데...........
여잔 모든게 너무 허무했다.
사고처리가 어느정도 끝이 났는지 막혔던 길이 다시 뻥 뚫였나보다.
도시는 아무것도 모른척 여전히 어둠 속에 묻혔고 사람들도 모두 제 갈길을 다 가버렸다.
여잔 나나무스꾸리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끊임없이 눈물을 훔쳤다.
Amazing Grace.........How sweet the sound!
아!이렇게 모든게 끝날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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