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선경 作
감이 나왔다...................
저녁무렵 자갈치는 떨이를 하느라 무척 바빴다.
생물은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갈치 아짐씨들은 가능하면은 싼값에도 떨이를 할려고
덤으로 덤뿍 더 얹어 주었다.
자갈치에는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각지역마다 억양도 특이하고 흥정하는 방식도 특이했다.
특히 전라도 사람들은 싱싱한 고기 구하기가 귀한지
선물용으로 제주갈치나 문어나 쭈꾸미 같은 걸 잘 사갔다.
하지만 서울사람들은 흥정만 실컷하고 잘 안사가는지
깍쟁이 같은 것들이라고 되레 욕만 얻어 먹었다.
해가질녘이면
하루에 한번쯤은 자갈치로 수변공원으로 휘둘러보았는데
언제나 보는 바다이지만 바다는 언제나 봐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검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엔 육지가 주지 못하는 그 어떤 것이 있는 것 같아
한참동안 어두운 밤바다를 즐겨 찾았는데
오늘따라 중앙동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닫은 집이 많았다.
때문에 누구를 만나려면 아예 단골포장마차 집에서 만나는게 훨 편해서
한동안 그 쪽을 자주 애용했는데
포장마차도 제 나름대로 이름이 있기때문에
은행집 하면 광복동 입구/ KB하면 국민은행 입구 /
아씨네 하면 부산호텔 근처 .................등등
그 나름대로 위치도 달랐고 서비스도 달랐지만 아짐씨도 달라서 그런지
그 재미에도 자주 들락날락했다..
누군가 노는걸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였는데
우리사 서민이니까 맨날 노는게 거기서 거기지만
돈 푼이나 만지는 넘을 만나면
우예 가스나는 그리 좋아하는지
별로 이뿌지도 않은 기집애들을 불러 놓고 찔락거리면서 술을 마시자고 해서
영 기분도 그렇고 술맛도 그랬다.
(그라믄 언뇬은 내숭떨지 마라는식으로
남자들은 치마만 입으면 다 좋다며요 ..................하고 씨부렁거렸는데
요년들은 치마입은게 뭐나 되는줄 아는지 ...............착각도 착각도 몬 착각을 그리하는지 ..
야 치마도 치마 나름이다 아무 치마나 다 좋아하는줄 아나
...................고것도 지 눈에 안경이라고
얼굴이 좀 뺀드거리하고 몸매도 그럴싸하고 속에 모가 좀 들고
거기다가 마음주면 변치않는 모 그런걸 좋아하지
질상갈상 좋아하는 줄 아나했더니
남자는 뭐(?)라나...................................아이고 요것아
남자도 정주고 마음주는데 따로 있다는걸 니는 듣도 보도 못했나 .
우예 그런 인간만 맨날 만났노,,,,,,,,,,,,,,,)
암튼 그건 그렇고
오늘밤은 정학장하고 소주나 한잔 할까하고 단골포장마차집을 찾아
자갈치를 지나 광복동으로 나오는데
벌써 햇감이 나와 있는게 보였다.
아니 벌써 감이 나왔는가베.........................
아직 꼬라지는 별로 였지만 그래도 햇 감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참 세월 빠르제 ........................벌써 이렇게 됐나.)
어느듯 가을이더니 감이 나온걸 보니
세월이 빠르기보다 하는 일없이 세월만 보냈나 싶어
문득 지나온 걸음이 되돌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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