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31 / 노 감독의 하루

커피앤레인 2007. 10. 3. 11:54

 

추 지영作 /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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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감독의 하루,,,,,,,,,,,,,,,,,,,,,,

 

 

김 사겸 감독은 유 현목 감독 밑에서 오래동안

조감독을 한 영화인이었다.

그도 이미 70을 넘겼지만 유 감독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각별했다.

부산 국제 영화제가 코 앞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그도 몹씨 들떠 보였다.

 

누리에,,,,,,,,,,,,,,에는 오늘따라 조용했다.

배를 몰고 미국으로 간다며

이 선장이 잠시 짬을 내어 여수에서 올라온다며 기다리라했는데

카페 누리에에는 매년 낙엽제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 선장은 공교롭게도 그때 미국으로 가야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오는 모양인데...............

 

초저녁엔 영자가 봉래를 데리고 왔다.

영자는 모 방송국 PD로 근무하다 월남전 종군기자로 갔다가

고엽제로 죽은 남편 이야기를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겸 술을 한잔한게  사달이었던지

나중엔 맥주에서 소주로 바뀌었는데  

이 선장이 오고부터는 양주로 또 바뀌었다.

 

노 감독님은

이미 한잔 술이 되었는지 다른 사내 둘을 더 데리고 나타났다.

올만에 Autumn Leaves가 듣고 싶어 왔다고 하였다.

하긴 LP판을 들으려면 여기만큼 편한곳도 없을게다.

낯선 사내들과 통성명을 나누자말자

술판은 어느새 음악판으로 바뀌었는데

노 감독은 조수미 노래를 그리 좋아했다.

 

 

조수미 노랠 들을땐 시끄럽다 ...........하면서

다른사람은 입도 뻥끗 못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술판은 이미 양념이 되었고

이야기는 영화로 연극으로 그리고 음악으로만  계속흘러갔다.

역시 영화감독은 영화감독이었다.

그의 미학적 취향은 술집을 일순간에

예술적 분위기로 확 바꾸어 버렸는데,,,,,,,,,,,,,,,,,,,,

 

야밤에 낯선 여인 둘이 더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숫컷 다섯 있는 것보다 훨  더 달아올랐다.

역시 여자는 요 맛에 필요한가보다 했는데

노감독은 12시가 넘었는데도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지 술에 취했는지 음악에 취했는지

분위기에 취했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야 U 조이기 (감독님은 늘 발음이 시언찮았다.)

니가 울집에 전화 좀해라

내 늦다고 ........................

니는 울 마눌한테 신용이 있어서

니가 말하면 아무소리 안할끼다 ....................했다.

-아이고

 나중에 나까지 한소리 들으면 우얄낀데예

-시끄럽다

니는 울마눌이 신뢰한다

빨리 전화해라 ..........................

 

 

조금전까지만해도  큰 소릴 뻥뻥치더니

자정이 조금 넘어가자 역시 감독님도 마눌이 무섭기는 무서운가보다.

좌중을 제껴놓고

이 넘보고 자꾸만 전화하라고 성화를 부리기 시작했다.

 

마지못해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벨이 한동안 울렸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않았다.

자는 모양이었다.

괜히 깨우나 싶어 끊으려는데 저쪽에서 여보세요하고 전화를 받았다.

자다가 일어난게 틀림없었다.

 

-아이고 사모님 죄송합니다.

접니다 .

-아 네

-감독님하고 연극하는 전성환 선생님하고 저하고 올만에 만나서

술한잔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전성환선생은 끼이지도 않았는데 .........감독님 각본에 따라

쪼매 뻥을 쳤다 )

나중에 제가 감독님 집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

-아 네

알았습니다 .

 

전화를 끊자마자  감독님은 울 마눌 음성이 어떻더노

성이 난건 아니제

봐라 니가 전화하니까 된다아이가 해사면서,,,,,,,,,,,,,,,,,,,,,,,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었다.

(아이고 얼라 아부지요 ,,,,,,,,,,,,,,,,,,,,,,,,,,,)

 

역시 노 감독님도 마눌 앞에는 별수 없는가보다

제 아무리 큰 소리쳐도 마눌은 여전히 무서운가보다마는

(하기사 이 넘처럼 마눌 겁안내고

떵 배짱으로 사는 인간이 그리 쉽겠나마는 ...................)

그래도 그렇지

술 마실때 그 기백은 오데가고

그렇게 슬슬긴다 말이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