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32 / 축제천국이네 ........................

커피앤레인 2007. 10. 4. 09:21

 추 지영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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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천국이네,,,,,,,,,,,,,,,,,,,,,,,,,

 

 

인식의 창이란 참 묘한 것이었다.

잠재된 어떤 것의 결과이던지 아니면 불확실한 선입견에 의한 것이던지 간에

한번 머리속에 입력된 것은 좀처럼 또아리를 틀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아담스미스와 칼 맑스를 비교하며

남북정상회담을 말했는데 갈때와 달리 막상 마주앉아 이야기를 해보니

보기보다 회담이

그리 시원치 않은지 노통도 대화에 벽을 느낀 모양이었다.

 

PIFF광장은 저녁 늦게 영화제 개막 축하음악회가 벌어지는지

빈 의자들을 가득 모아두었다.

단상에는 무용수들이 나와 리허설을 하고 있었고

한쪽구석엔 가로등 점등식을 하는지 붉은 카펫까지 깔아 놓았다.

 

 공연을 하려면 아직도 두세시간 남았는데

성질 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여기저기  몰려있었다.

개중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도 삼삼오오 떼를 지어 다녔는데

아니 이런행사에 왠 조폭들이 왔나 ? 하고 봤더니  

면면들이 훤칠한 걸 보아

구의원이나 시의원쯤 되는 사람들인 모양이었다.

근데 잼있는 건 누가 죽었는지 하나같이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하기야 검은색이 젤 무게도 나가고 권위도 있다 하드라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나같이 똑 같이 입을게 뭐람 ,,,,,,,,,,,,,,,,,

순간적이나마  저런 사람들이 예산을 주무르는한

이 넘의 나라에서 독창성을 말한다는 건 그 자체가

넌센스요 어불성설 같았다.

 

 

영화에서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은 주로 조폭이 아니면 상복에나 어우릴법한데

그것도 국제적인 영화예술 축제에 온 사람치고는

참 멋없는 사람들이다 하는 생각을 하며

쪼매 실례되는 말이지만 여기도 촌 넘 천지네하고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tv를 본

많은 사람들이 평양사람들을 보면서 퍽 이질감을 느꼈는데  

어쩌면 외국인들도 우릴 보면

하나같은 양복에 하나같은 넥타이를 메고 있는걸 보면

어쩌면 이렇게도 남북이 하나같이 비스무리한데가 있는지 하고

혼자 웃을 것 같았다. 

 

공휴일 오후

용두산 공원에는 인코리아 심포니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피가로의 결혼식에 나오는 한 장면을 떠올리는 훌륭한 연주회였지만

유감스럽게도 한달전에 중앙공원에서 들었던 그 레퍼토리가

그대로 장소만 옮겨온 것 같아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물론 새로운 곡을 선보이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예술은 끊임없이 새로운 열정으로 자신을 채찍질 하지 않으면

어느새 진부하기 마련인데 그 점에서

광복로 행사나 용두산 콘서트는

큰 박수를 받기엔 너무나 동떨어진 것 같아

울 나라 수준은 아직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기분만 그랬다. 

 

어느 영화 감독의 말마따나

예술은 언제나 최고의 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완성도 끝도 없다 했는데

요즘 울 동네예술은 마치 온 나라가 축제무드에 빠져서 그런지

어디를 가더라도 마 그만그만한 사람들의 그만그만한 놀이문화처럼

거의 노래방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봐도 별 재미가 없는게 솔직한  심정이고 후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