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48 / 되돌아 본다는 것은

커피앤레인 2007. 10. 20. 06:26

 

31110

 

되돌아 본다는 것은............

 

 

누가 찍었는지는 모르지만 사진을 참 잘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인천에 간 김에 강화도에 간 일은 있었지만

게장만 사 올줄 알았지 학사재가 있는건 알지 못했다.

 

그저껜 남자 셋이 모인데다가 민자까지 오는 바람에

술이 가뿐하게 취한 것 같았다.

해서 어젠 술도 금하고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든 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도 전혀 피곤치가 않았다.

 

날이 밝으려면 아직은 더 있어야하는지

바깥은 여전히 캄캄했고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지

화장실 창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의 기세가 꽤나 만만찮아 보였다.

 

 

종호는 이 세상에서 이 넘이 젤 편한 사람이라고

알듯 모를듯한 말을 씨부렁거렸는데

하기사 지가 우찌 내 속을 다 알까마는 ..............

낮에도 언 요자가 또 그와 비슷한 말을 하던데

아마도 겉으로 전혀 내색을 안하니까

이 넘은 뇌도 없는 그런 인간으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실은 저거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이넘도  이런저런 일로 속이 상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도 그렇고 그래서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내 이것 헛 산 것 아이가 하고 마음이 무겁는데

아무리봐도 한평생 남의 밭만 실컷 매다온 것 같아

오늘 새벽은 그 생각하느라 거의 모든 시간을 다 빼앗겼다.

 

누군가 뜻하지 않게 남편이 보증을 서준 바람에 요즘 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가본데 나도 언젠가 보증을 서주었다가

큰 변을 한번 당했는데

마눌은 그나마 이 넘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덜 챙피하다고 하였다.

 

살다보면 고난이 왜 없고 고비가 왜 없겠냐마는

그럴 때마다 네 교만이 너를 찔렀도다하는 성경말씀처럼

겸허하게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허구한 날 남의 밭에만 가서 김을 맬게 아니라

내밭도 착실히 김을 매야한다는 하늘의 메시지인줄알고  

오늘부턴 더 이상 반피처럼 남의 밭에 김매러 가는건 안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