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49 / 그릇

커피앤레인 2007. 10. 21. 11:37

 이 경애 作

 

31157

 

그릇....

 

 

빛 바랜 사진속에서 오랜만에 사람을 보았다.

예전에는 미쳐 느끼지 못했는데 참 신기했다.

사진한장을 찍는대도 독특한 자기만의 어떤 모습이 담겨있어

새삼 그 사람의 이력이 읽혀졌다.

결과론인지는 모르지만 재미있는 것은 하나같이 자기 멋에 사는게 역력했다.

 

초저녁부터 누군가 진공관 앰프를 가지고 시험을 하고 있었다.

LP판을 아는 사람들은

진공관 앰프가 얼마나 음이 깊고 부드러운걸 알지만

디지탈이나 전자음악에 익숙한 10대나 20대는

그런점에서 참 불행한 세대 같았다.

 

사랑은 원래 삼각관계가 잼있는지

누군가 뇌종양으로 죽어가면서도

한평생 살았던 남편보다는 다른 남자를 더 애틋하게 그리워했다.

여잔 한 5년만 더 살았으면 원도 한도 없다고 하였지만

남은 시한이 그리 길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남잔 저녁 내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여자가 그토록 애틋하게  사모하는 남자도 의사였지만

의사도 무력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누군가 남은 꿈이 뭐냐고 물었다.

대뜸 거부가 한번 되어보고 싶다고 하였더니

거부가 왜 되야야 하느냐고 또 물었다.

글세 ,,,,,,,,,,,,,,,,,,,그라고보니 딱히 할말이 없었다.

그냥 궁색하지않고 빚없고 남에게 피혜도 주지않고

 잘 먹고 잘 살면 안되겠느냐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니 그건 거부가 되어야할 이유가 못되었다.

 

성경에 보니까 바울이라는 사람이

하나님을 그릇을 만드는 토기쟁이에 비유했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넘이 지금 시점에 거부가되면

틀림없이 지 잘났다고 온갖 이쁜 것 다 쳐다보면서

찔락거릴게 뻔했다.

역시 하나님은 사람을 너무도 잘 아는 것 같았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인간 내면속에 감추어진 욕망은

그 사람의 됨됨이와 비례할게 분명한데

뭣이던지 분에 넘치면 패가망신하기 십상팔구라 하더만

그래도 그나마 병들어 죽지않고

인간되라고 아직도 기회를 주는것 같아 ..........................

오던 잠도 확 달아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