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것들은
변화하는 것들은 나뭇잎만은 아니었다.
담쟁이 넝쿨도 이젠 서서히 붉은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했다
까마귀떼들이 울었고
저녁예불을 드리는지 사찰 종소리가 들렸다.
산길은 아직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산골아짐씨는 온 만신이 다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였다.
몇군데 경혈을 따라 눌러주었더니
왜이래 시원하노해사면서 안 올라가던 팔이 올라간다고
신기해 했다.
요즘 여자들은 온통 옥소리하고 박철이가 와 이혼했을꼬 하고
그게 무척 궁금한 모양이었다.
남의 집 사생활을 내가 우예 알끼고마는
알아도 말 안한다했더니 쪼매만 가르쳐 달라고 했다.
마 대충 이렇고 이런거다 했더니 그라믄
선우은숙이하고 이영하는 와 이혼했노하고
또 물었다.
그거까지는 아직 모르겠다마는
내 생각에 이러고 이럴꺼다 했더니 진짜가 하고
마치 호기심 천국에 나온 아이들처럼 눈이 동그랬다.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이 있게 마련인데
남의 일에 몬관심들이 그리도 많은지
아마도 지 일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면
다들 지금보다는 훨 잼있게들 살건데
지 서방 지 마눌은 원래 그러고 그런건지
맨날 욕만 딥다해대면서
남의 서방 남의 마눌 걱정은 지가 더 했다.
날씨가 조금 쌀쌀하니까
다들 옆구리가 씨린지 지 마눌 지 서방은 어디다 내버려뒀는지
어제도 언 뇨자 /남자들이 술을 마시면서
언제 계모아 여행이나 함 갈래 하고 작당들을 해댔다.
곧 밤이 올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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