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47 / 때론 침묵이 ,

커피앤레인 2007. 10. 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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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혜연 作

 

때론 침묵이 ,

 

 

 

 

참는다는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하면 더 추할 것 같았다.

그럴때 참을 인(忍)자를 다시 새겨보았다.

참을 인(忍)자는 칼 도(刀)아래 마음 심(心)자가 결합되어 있는 글자이었다.

그러니 늘상 가슴 위에 칼을 두고 살아라하는 말 같았다. 

 

초저녁엔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용문이가 왔다.

동해안 방어사령부에서 근무할때

갓 일병을 달고 왔는데 이젠 그도 중년에서 장년으로가는 길목에 있었다.

얼굴이 많이 헬쓱한걸 보아 당뇨가 심한 모양이었다.

 

 

박사장은 하루에 수백만원어치 물건을 팔면서도 욕을 해댔다.

아마도 주문하는 친구가 생각보다 적게 주문을 한 모양이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지만 듣기가 좀 민망했다.

하기야 그러기에 이 불황에도 잘 견디겠지 .............

 

Astrid는 베를린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답장을 이내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한국이 너무 좋은지 죽어도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하였는데

요즘 근황에 대해서는 별로 말이 없었다.

하기사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요며칠은 시내도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올만에 시내도 나가보고 주변도 좀 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광복로는 다 고쳤는지 ............

며칠전 조경도 예술이다 했더니 그래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연일 신문에 조경과 도시미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이제사 시에서도 조경의 중요성을 알았는지

시민이 즐겨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든단다.

은행나무거리 /플라타나스거리 해사면서 ...........

 

 

소설은 역시 성형하듯이 뜯어고쳐야 제맛이 나는가보다.

옛날 같으면 고치는게 고역이라서 찢어버렸을건데

컴퓨터는 언제든지 지우고 싶으면 지우고 고치고 싶으면 고칠 수 있어  너무 편리했다.

되돌아보니  좀 유치 찬란했지만 씰데없는 잔소리만 빼고

잘 만 고치면 월척은 안되어도 피래미 하나는 건질 것 같았다.

하기사 첫 술에 배부르겠냐마는

언젠가 산에 들어가면 글이라도 쓰면서 살아야겠제...........

 

 

소설을 고치다가 문득 김 감독님 생각이 났다.

울나라 소설은 스토리보다 잔소리가 더 많다하던 그말이 귀에 쟁쟁했다.

역시 영화감독은 일반 사람보다는 보는 눈이 쪼매 다른가보다.

언제가 이 공희 여류감독하고 단편영화 하나 찍자고 했는데

요 넘의 돈이 다 오데 갔는지 ..........................

내 생애 단 한번 만이라도 영화는 찍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