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 作
때론 침묵이 ,
참는다는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하면 더 추할 것 같았다.
그럴때 참을 인(忍)자를 다시 새겨보았다.
참을 인(忍)자는 칼 도(刀)아래 마음 심(心)자가 결합되어 있는 글자이었다.
그러니 늘상 가슴 위에 칼을 두고 살아라하는 말 같았다.
초저녁엔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용문이가 왔다.
동해안 방어사령부에서 근무할때
갓 일병을 달고 왔는데 이젠 그도 중년에서 장년으로가는 길목에 있었다.
얼굴이 많이 헬쓱한걸 보아 당뇨가 심한 모양이었다.
박사장은 하루에 수백만원어치 물건을 팔면서도 욕을 해댔다.
아마도 주문하는 친구가 생각보다 적게 주문을 한 모양이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지만 듣기가 좀 민망했다.
하기야 그러기에 이 불황에도 잘 견디겠지 .............
Astrid는 베를린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답장을 이내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한국이 너무 좋은지 죽어도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하였는데
요즘 근황에 대해서는 별로 말이 없었다.
하기사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요며칠은 시내도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올만에 시내도 나가보고 주변도 좀 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광복로는 다 고쳤는지 ............
며칠전 조경도 예술이다 했더니 그래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연일 신문에 조경과 도시미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이제사 시에서도 조경의 중요성을 알았는지
시민이 즐겨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든단다.
은행나무거리 /플라타나스거리 해사면서 ...........
소설은 역시 성형하듯이 뜯어고쳐야 제맛이 나는가보다.
옛날 같으면 고치는게 고역이라서 찢어버렸을건데
컴퓨터는 언제든지 지우고 싶으면 지우고 고치고 싶으면 고칠 수 있어 너무 편리했다.
되돌아보니 좀 유치 찬란했지만 씰데없는 잔소리만 빼고
잘 만 고치면 월척은 안되어도 피래미 하나는 건질 것 같았다.
하기사 첫 술에 배부르겠냐마는
언젠가 산에 들어가면 글이라도 쓰면서 살아야겠제...........
소설을 고치다가 문득 김 감독님 생각이 났다.
울나라 소설은 스토리보다 잔소리가 더 많다하던 그말이 귀에 쟁쟁했다.
역시 영화감독은 일반 사람보다는 보는 눈이 쪼매 다른가보다.
언제가 이 공희 여류감독하고 단편영화 하나 찍자고 했는데
요 넘의 돈이 다 오데 갔는지 ..........................
내 생애 단 한번 만이라도 영화는 찍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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