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69 / 늦가을인가 보다

커피앤레인 2007. 11. 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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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인가 보다  ................

 

 

갑자기 난로가 이상이 생긴 모양이었다.

펑하더니 그냥 꺼져버렸다.

난로가 꺼지니 밤은 오늘따라 바람이 더 쌀쌀했다.

가을도 이젠 제법 점점 깊어지는지 블로거마다 낙엽이 잔뜩 쌓여 있는게 눈에 띄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바알간 불빛을 보는 재미도 제법 솔솔했는데

오늘 아침은 불행히도 그냥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얼마전부터인가  매일아침 일어나면

영어성경을 한바닥씩 써보자하고 결심을 하였는데

가랑비에 옷젖는다 하더니 어느새 창세기 27장에 다달았다.

처음엔 그냥 영작을 조금 더쉽게 익히기위해 썼는데  

막상 써보니 한글 성경 읽는 것 보다는 여러모로 깨닫는게 참 많았다.

오늘아침은 에서가 야곱에게 축복을 빼앗기고 우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의 울음이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

교회에서는 언제나 야곱을 두둔했지만

오늘아침에 보니 야곱이라는 인간이 얼마나 야비한지 ............

 

 

하기사 역사는 늘 승자의 입장에서 쓴다지만

설마 성경이 그렇게 썼을리는 만무하고

에서를 보면서 암튼 인간도 지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이 느껴졌다.

 

 

원래 하늘이 지워준 운명이라 그런지  

태어날 때부터 큰자가 작은자를 섬긴다고 했으니

그의 복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은지는 모르지만

그라고 보니 우리 할매나 애미가 지복이 그것 뿐인걸 어짜겠노 하면서   

죽은 넘을 붙잡고 울던 생각이 나 불현듯 가슴이 뭉클했다. 

암튼 우리의 운명도

무슨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말년은 그렇게 초라하거나 궁색은 하지 않아야 할건데

다들 지 운명을 지가 모르니 답답하긴 마찬가지이겠제

 

이제 늦가을도 깊었는지

벌써 신춘문예 공고가 나왔다.

올해는 동아일보가 젤 먼저 선수를 친 것 같은데

30여년 전인가 언젠가 젊은 혈기에  시 한편만 달랑 써서  보냈더니

심사위원들이  

이게 몬 시고........... 하고 함량미달이라서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지 

아니면 더 좋은 작품에 가려서 이 넘의 시가 제대로 빛을 못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올핸 세월도 그동안 살만큼 살았으니까

떡 본김에 제사 드린다고 단편소설이나 함 내볼까 .........................................하고

씰데없는 공상도 다해봤다.

하기사 소 발에 쥐 잡는다고 걸리면 상금이 7백만원이라는데

롯또 복권 산 셈치고 한동안 이 재미로 사는 것도 덜 심심안하겠나  

(어차피 소설가 될 재목은 아니니까 떨어져도 뭐 창피야 하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