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77 / 겨울맛 나는가베

커피앤레인 2007. 11. 21. 09:43

 

N_R1_B060530164943968

 

 겨울맛 나는가베,,,,,,,,,,,,,

 

 

 

겨울맛은 아무래도 스킨과 로션에서 먼저나는 것 같았다.

봄 여름 가을엔 별로 느끼지 못했던 각종 향내가

겨울엔 유달시리 코 끝에 와 닿았다.

아침에도 예외없이 스킨과 로션을 발랐다.

스킨과 로션을 발랐다는 것은 그만큼 날씨가 건조해졌다는

신호이기도 하였다.

 

 

박사장은 요며칠 주문이 하나도 안들어온 모양인지

긴장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하긴 매일 출고를 하다가 일주일내내 주문 전화한통 없으니

걱정일 수 밖에 ..................

내일부터는 비상체제로 간다는데

지혼자 하면서 비상체제로 가면 어떻게 하는건지

 그게 참 궁금했다.

 

 

올만에 보수동 헌책방에들렸더니 

그 골목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건축경기가 죽으니 전문서적들이 잘 안팔리는지 배사장은

앉자말자 죽는 소리부터 먼저했다.

하기사 이 경기에 몬 책이 팔릴까마는 

배사장은 그나마 그바닥에서는 배테랑인데

그도 하루종일 난로만 껴안고 사는 신세가 되었다니

겨울이 매섭기는 매서운가보다.

하긴 이넘마저 가뭄에 콩나듯이 들렸으니

어찌 책방인들 잘 되겠노.

 

 

어젠 누군가 점심을 사면서

삼실을 옮겼다고 커피믹서를 한통 선물했다.

제법 큰 통이라서 그런지 보기에도  넉넉해 보여

갑자기 부자가된 기분이었다.

 

 

저녁무렵 마실을 간다면서 누리에에 갔더니 낙엽제를 준비한다고 여념이 없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마루바닥 가득히 담긴 낙엽을 밟으니 새삼 가을이 느껴졌다.

9시경 연주회를 한다고 했는데

연주회를 하는 시각엔 정작 가보지도 못했다.

너무 좁은 공간이라 이 넘마저 가면 오히려 손님이 아니라

짐이 될 것 같아 내일 가보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겨울은 멋모르고 제 순서가 되어 찾아왔겠지만

하루하루를 살아야하는 서민의 입장에선

경기도 그렇고 기름값도 그렇고 추위도 그래서 그렇겠지만

오는 손님이 별로 반갑잖은걸 보면

철도 잘 만나야지 대접을 받지 잘 못만나면

실컷 일하고 욕 얻어먹는건 인간이나 계절이나 똑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