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가는길
아름다운 추억을 위한 나만의 데이트 코스
8. 삼능으로 가는 길
금오산(金鰲山)을 오르려면 삼능으로 올라가는 길이
제일 아름다운 것 같았다.
삼능은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왕능을 가리켰다.
거기서 우측으로 조금만 더 가면 비운의 왕 경애왕능이 혼자 누워있었다.
그는 후백제 견훤의 공격을 받아 포로로 잡힌 후 끝내 자살을 강요당한 임금이었는데
경애왕과 함께 포로로 잡힌 왕후는 견훤에 의해 강제로 욕을 당한후
그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자결을 하였다고 하였다.
해서 금오산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천년고도 경주의 한과 눈물이 뒤섞인 곳으로도 유명했는데
길은 삼능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면 목이 달아난 석불이 비슴듬히 누워있었다.
산은 오랜 세월 풍파를 겪었지만 솔바람이나 솔잎 향기만은 여전한 것 같았다.
수백년이 묵은 소나무들이 즐비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더 올라가면 작은 암자가 나왔고
정상을 가려면 거기서 좀 더 많이 올라 가야했다.
여행은 때론 역사를 꿰거나 문화를 읽으면 그 맛이 더 진하고 구수한 법인데 ,,,,,,,,,,,,,
간혹 사람들은 그런걸 무시한체 돌아다닐려고만 했다.
하지만 길을 걸으면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때론 설레이는 가슴으로 침묵만 하는 데이트보다는 공감도 훨 빠르고
feel도 예사롭지 않을 뿐더러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도 더 순수해서 좋았는데...................
삼능 모습
하지만
산을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내려오기 마련인데
내려올땐 역시 뭔가 요기거리가 있어야 제맛이었다.
해서 찾은게 우리밀 칼국수였다.
이곳은 원래 우리밀 칼국수가 유명한 곳인지 한집 건너 칼국수 집일 만큼
우리밀 칼국수집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개중에도 젤 유명한 집은 삼능 맞은편에 있었다.
그러나 그새 돈을 많이 벌었는지 삼능 입구에서 언양쪽으로 한 100m쯤 새집을 지어 이사를 했는데
길가에 큰 간판을 걸어놓아서 그런지 한 눈에 봐도 아 이집이구나하고 쉽게 눈에 띄었다.
대궐같은 기와집도 기와집이지만 옆에 찜질방이 있어 그런지 예전보다
손님이 더 많은 것 같아 늘상 바빴는데
어느날 몬일로 경주에 가면서
그 곳에 들렸더니 같이간 여인이 맛이 기가 막히다며 다시 또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 후론 나도 바쁘고 지도 바빠 가질 못했는데
다른 손님들하고는 여러번 더 갔지만 역시 그 맛이 일품이었다.
여인네들이 마루에 앉아 홍두깨로 밀가루반죽을 미는 모습이나
경상도 특유의 찐득한 국물 맛이나
땡초와 가는 파를 넣어 간을 맞추는건 옛날 울 외할매집 칼국수 맛이나 거의 비슷했는데
가격이야 일인당 한그릇에 값은 3000원 정도 밖에 안했지만
먼길 왔다고 그냥 갈수있나해서 수육에 쇠주한잔 하는 즐거움도 꽤나 괜찮았다.
그러고보니 요새는 거기 안가본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았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서 그냥 그대로 돌아가면 아무런 의미도 멋도 없을지도 모른다.
해서 콩시루를 가던지 아니면
불국사를 거쳐 도문단지에 들려 현대호텔 커피숍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아이리쉬 커피한잔을 마시면 내노라는 재벌도 별게 아니었다.
역시 사람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도
꽤나 중요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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