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23 / 산속에서 둥근해를 바라보며

커피앤레인 2008. 1. 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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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7

산속에서 둥근 해를 바라보며

 

 

 

산속엔 풀냄새 낙엽 �는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이따금 바람이 일었지만 날씨가 의외로 포근해서 그런지

전혀 겨울답지 않았다.

멀리 북항이 보였고 바다가 보였다.

이른 새벽 올해들어 처음으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자

감회가 새로왔다.

역시 새벽에 일어나는건 좋은 일인것 같았다.

 

 

새해엔 좋은 일이 많아질 모양인지

주변에 일어나는 조짐이 한결 기분을 상큼하게 했다.

한순간 지난 한 해동안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오버랩되면서

때론 이 놈들 어디 함 보자 한날도 있었지만

새해엔 그것마저 날려버리기로 했다.

굳이 안보면 될건데

무슨 정이 그렇게 많다고 연연해하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지만  

암튼 올해는 그 모든걸 다 떠내려 보내기로 했다.

해서그런지 오늘따라 시편이 그리 많이 가슴에 와닿았다.

산속이라 컴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어젠 저녁내내 시편만 읽었다.

 

 

아침엔 영옥 내외가 일찍 찾아왔다.

아침밥을 같이 먹자고 하였는데

간밤에 너무 늦게 저녁을 먹은데다가

운동도 안하고 그대로 잤더니 속이 별로 편치 못했다.

해서 대신 율무차 한잔만 마시기로 했다. 

 

 

원장님은 아침일찍 학교에 간 모양이었다.

만학이지만 꽤나 열심이었다.

기도원도 너무멀면 가기가 그렇는데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시골같은 기도원이 있다니

참 편안했다.

원장님은 저녁에도 방을 비워놓을테니까

며칠간 더 쉬었다 가라고 하였다.

해서 어젠 주일이고해서 종일 기도원에 있었다.

하긴 기도원에 이렇게 오래 있어보기는 18년만에 처음인것 같았다.

암튼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어젠 모처럼

시골풍취에 젖었는데 ......................................

앙상한 은행나무 가지 사이로 이따금 까치가 날라와 앉아 있다 갔다.

 

 

 틈을 내어 잠시 산책을 하고났더니  

산속이라 그런지 정신이 명료하고 처신도 꽤나 진중해지는 것 같았다.

일단 내려가 잔무를 좀 처리하고

한 일주일간은 일부러라도 저녁무렵 다시 산으로 올라와야겠다.

산사던지 기도원이던지

조용하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