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50/ 꽃은 피워야 한데

커피앤레인 2008. 2. 5. 10:01

 

추 지영의 소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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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5

꽃은 피워야 한데...

 

 

 

칼바람이 목을 겨누는 날에는 따뜻한 목욕탕이 더 좋았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여러번 반복하면 몸은 왠만한 추위엔

눈도 주지않았다.

강의는 저녁 8시부터 한시간 진행되었다.

청년들이라 그런지 그나마 이해력이 빠른 것 같았다.

때론 신기한 듯 때론 곤혹스러운듯 했지만 그래도 무척 진지한 표정이었다.

피드백이 없으니 반응은 즉각적으로 알 수 없었지만

표정으로 보아 대체로 만족한 듯 하는 것 같았다.

 

 

승준이는 새로 옮긴 선박회사 소속의 배에서 연이어 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1등 항해사가 야밤에 밧줄계단을 타고 배아래로 내려가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하였다.

마음이 많이 괴로운지 맥주잔을 혼자 홀짝 홀짝 들이키고 있었다.

하기사 선원을 관리해야하는 그의 입장에선

단대목밑에 이런일이 벌어지면 집에 가기도 그렇고

입장이 무척 난감할게 뻔했다.

 

 

이선장은 오늘따라 일찍 집에 들어간 모양인지 보이지않았다.

저녁무렵 길가에서 만났는데 누리에,,,,,,에는 들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지영씨 말로는  와이프가 말레이지아에서 귀국을 했기때문에

눈치가 보여서라도 일찍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하기사 와이프가 왔으면 사내라도 조신하게 집에 있어야 덜 씨끄럽겠지라.

사랑이란 때로 보약처럼 참 좋은 것이지만

때론 너무 쓴게 탈이라면 탈이었다.

(그게 여자에게는 행복이겠지만..)

 

 

오화백이 아침부터 뭘가지고왔다.

B&C에서 샀다며 빵과 사과와 맥주를 한봉지 주고 내려갔다.

그녀의 아뜨리에가 바로 아래층이다보니 종종 뭘 주고 갔는데

다정도 병인양 잠 못 이루어 한다더니만

너무 정이 많아도 눈치가 보여 괜쓰리 부담스러웠다.

하기사 60이 훨 넘은 할매가 몬 딴마음이 있어 주겠냐마는

그래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제부로 입춘(立春)이 지났으니 세시로는 봄이지만

날씨는 여전히 추웠다.

그래도 봄이오면 꽃이 피리라 생각하니

나의 인생의 봄은 언제나 다시 찾아 오려는지 그게 자못 궁금했다.

세상에 태어났으면 한번쯤은 다시 꽃을 피워야 할텐데 .....................

망구 내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