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66/ 둥근 달이 떳다

커피앤레인 2008. 2. 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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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1

둥근 달이 떳다.

 

 

 

어릴 때 생각이 났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은 보름달

어디 어디 떳나 남산위에 떳지 .................하고

놀던 때가 엊그저께 같은데 이젠 장년을 지나

노년으로 가야하는 길목에 서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른 것 같기도 했다.

 

 

아주 어렸을 때엔 세월이 안가서

언제 나도 어른이 되노 했는데

막상 30이 넘고 40줄에 들어서니 시간이 마치 날아가듯이

그게 장난이 아니었다.

금년만해도  설을 두번 쐬고나니 벌써 2월 중순이라니...................

(한 것이라고는 겨우 이사 한번하고 사무실 차리고

쥐꼬리만한 목회실 공사한게 고작이었는데...)

 

 

저녁 무렵 도시는 조금씩 어둠을 준비하고 있었다.

탑 크레인 너머 저만치 둥근 달이 벌써 얼굴을 내밀며 저녁이 다가옴을 알렸는데 

단골 이발소엔 오늘따라 손님이 없는지 이발사 혼자 책을 보고 있었다.

그는 열렬한 여호와증인 신도였다.

하지만 면도사는 그 쪽하고는 거리가 먼지

한쪽 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지루한 듯 혼자서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은 목욕탕이 제다 노는지 머리를 감을려고 해도

좀처럼  감을 때가 마땅찮았다.

해서 이발소에 들렸는데 면도사가 반색을 하며 인사를 했다.

그라고보니 이 여자 면도사와 만난지도 거의 7-8년은 된 것같았다.

퇴폐 이발소가 아니다 보니 지나 나나 굳이 신경 쓸 일도 없었지만

그래도 여자의 손길이 구석구석 누비다보니 허벅지를 주무를 때는

그나마 기분이 묘했다.

 

 

기도원에 갔다가 밤이 이슥해서 숙소로 돌아오니

광화문에 있는 정부청사 5-6층에서 불길이 솟구쳤다며

한참 화재 진압 장면을 보여주었다.

아니 10여일전에도 난데없이 숭례문이 불탔는데

또 불이가..... 하고 괜쓰리 기분이 언찮았다.

 

 

원래 제대 말년엔 재수가 없으면 사고를 치게마련인데

노무현 정부는 큰소리에 비해 성적표가 너무 초라해 

귀향길도 그리 넉넉한 임심이 되지못하는 것 같은데

설상가상으로 불까지 나니   국가 기강이 무너졌다 해야하나

이명박 정부를 위해 미리 액땜을 해야한다 하나  

암튼 즐거운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