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혜령 作
2008/3/5
발을 만져주라
신부님(울끼리 쓰는 은어여)은
술이 꽤나 거나하게 취한 것 같았다.
이미 50이 훨 넘겼는데도 마눌한테는 꼼짝도 못하는 모양이었다.
한 두번 선을 본 다음 바로 결혼을 하였다는데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남편 구실을 못하였다고 하였다.
하기사 신부가 되려다 중도에 포기했으니
속세의 사랑인들 제대로 했을까마는
그래도 심성이 고운 탓인지 얼마전에도
아내의 발을 밤새 만져주었다고 고백하였다.
신부가 발을 만져주는 것은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속죄의 의미도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였다.
해서 신부의 아내는 그럴 때 마다
당신은 싫지만 미워할 수는 없다며
저간의 쌓인 감정을 풀곤 한다고 하였다.
우린 그런 신부를 닭살 돋는다느니
나는 절대 그렇게는 못한다 해사면서
야지를 주었지만 신부는 아랑곳 하지않고
발을 만져주세요하고 자기식 애정 표현을
우리에게 강요(?)했다.
그러면서 그는 발을 만지는 요령을 설명했다.
발가락부터 차근차근 만져서 발바닥 그리고 정갱이까지
남자의 손길이 닿으면 왠만한 여잔
아무리 화를 낼려고 해도 화를 낼 수 없다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털어 놓았다.
사제 서품까지 받으려고 오래동안 공부했던 그가
왜 갑자기 속세로 뛰쳐나왔는지 나는 그 속사정을 잘 모른다.
하지만 그는 조금은 둔하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애정 표현을 통해서
그나마 매일 같이 아내로 부터 구원을 받는다니
한편으로는 우습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 까지 했다.
사랑이 뭔지,,,,,,,,,,,,,,,,,,,,,,,,,,,,,,,,,,,,,
역시 남자는 여자가 좋고 여자는 남자가 좋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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