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선경 作
2008/3/8
정의구현 사제단
정의구현 사제단 하면 얼핏 떠오르는게
우리사회의 숨통이라기 보다는
어느새 우리사회의 이단아처럼 뭔가 늘
씨끄럽고 지나치게 정치적인 제스츄어가 많은
그런 집단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간간히 그 단체의 이름을 잊을만 하면
어딘가 또 불쑥 불쑥 나타나
우리사회의 이슈거리를 던져
사람들을 양분했는데
그런 그들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양심이 살아있다고 했고
어떤 이들은 진짜 골 때리는 사람들이네 하고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어느 단체나 보수와 진보는 있게 마련이겠지만
김 수환 추기경이나 얼마전에 새로 추기경이 된
정 진석 대 주교 같은 분들의 말은
같은 말을 해도
한마디 한마디가 참 들을만한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분들의 말은 옳은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왠지 그냥 철없는 아이들의 말처럼
그렇게 가볍게만 들리는지 .....알다가도 참 모르는 일이었다.
마땅히 일의 선후를 봐도
삼성그룹과 김 용철 변호사의 힘겨루기는
누가 옳고 그르다 하기 이전에
김변호사가 먼저
삼성으로 부터 받은 저간의 혜택이나 물질적인 부요를 내어놓고
적어도 이것이 내 양심이다........하고
스스로 고해성사를 한 다음에
돌을 던져야 신빙성이 있어도 신빙성이 있을건데
그건 다 생략하고 몇몇 젊은 신부님들만 나와서
떡값이니 뭐니 해사면서
연일 야금야금 명단을 흘리는 것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리 유쾌한 일도 즐거운 일도 아니었다.
신부님들이야
어차피 이 세상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마음먹기 따라서는 진짜 우리사회의 정의로운 허파가
될 수도 있을텐데
굳이 이번처럼 영화시사회에 나오는 스타들처럼
그렇게 카메라 후레쉬를 받으며 폭로를 해야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추스려가는 신부로서의
지혜로운 행동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기사 예수님 당시에도
간음을 했다고 어느 여자를 현장에서 잡아와
심판을 청구하는 떼거리들이 있었는데
그때도 예수님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하며 글을 쓰자
돌로 치기는 커녕 그 여자를 잡아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다 도망갔다고 했는데
요즘 우리 사회가 진짜 맑아지려는건지
아니면 마치 못 먹는 밥에 재라도 뿌리려는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인사 청문회만 봐도 이게 청문회인지
사람 망신시키는 곳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암튼
나라가 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고
서로 더부러 살면서 이웃을 돌아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러나 한때나마 비리에 가담하여
잘 먹고 잘 살던 사람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저 집구석 비리가 많으니
이 참에 손 좀 봐주이소 하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무래도 좀 어색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삼성이 이뻐서
이 넘이 뭐라 턱없이 씨부렁거리는건 아니고
적어도 우리 공통체의 한 기둥 노릇을 하는
기업을 흔들려면
적어도 정의구현 사제단이 했던 것 처럼
그렇게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더 세련되고 사려깊은
어떤 제스츄어를 할 수도 있었을텐데 ...............
왜 우리는 그렇게 요란해야만 먹혀드는 걸까.
(이제 결론이야 특검이 내겠지만
아무튼 우리사회도 7-80년대처럼 우샤 우샤하고 .....
힘으로만 밀어부치기 보다는
보다 성숙한 항의문화가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는데
신부님들이 매스컴을 타는 사회에서
과연 정의가 제대로 구현되려나?
나부터 더 큰 소리로 떠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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