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82 / 정의구현 사제단

커피앤레인 2008. 3. 8. 10:10

 

유 선경 作

 

35541

 

2008/3/8

정의구현 사제단

 

 

 

정의구현 사제단 하면 얼핏 떠오르는게

우리사회의 숨통이라기 보다는

어느새 우리사회의 이단아처럼 뭔가 늘

씨끄럽고 지나치게 정치적인 제스츄어가 많은

그런 집단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간간히 그 단체의 이름을 잊을만 하면

어딘가 또 불쑥 불쑥 나타나

우리사회의 이슈거리를 던져

사람들을 양분했는데

그런 그들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양심이 살아있다고 했고

어떤 이들은 진짜 골 때리는 사람들이네 하고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어느 단체나 보수와 진보는 있게 마련이겠지만

김 수환 추기경이나 얼마전에 새로 추기경이 된

정 진석 대 주교 같은 분들의 말은  

같은 말을 해도

한마디 한마디가 참 들을만한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분들의 말은 옳은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왠지 그냥 철없는 아이들의 말처럼

그렇게 가볍게만 들리는지 .....알다가도 참 모르는 일이었다.

 

 

마땅히 일의 선후를 봐도 

삼성그룹과 김 용철 변호사의 힘겨루기는

누가 옳고 그르다 하기 이전에

김변호사가 먼저

삼성으로 부터 받은 저간의 혜택이나 물질적인 부요를 내어놓고

적어도 이것이 내 양심이다........하고

스스로 고해성사를 한 다음에 

돌을 던져야 신빙성이 있어도 신빙성이 있을건데

그건 다 생략하고 몇몇 젊은 신부님들만 나와서

떡값이니 뭐니 해사면서

연일 야금야금 명단을 흘리는 것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리 유쾌한 일도 즐거운 일도  아니었다.

 

 

신부님들이야

어차피 이 세상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마음먹기 따라서는 진짜 우리사회의 정의로운 허파가

될 수도 있을텐데

굳이 이번처럼 영화시사회에 나오는 스타들처럼 

그렇게 카메라 후레쉬를 받으며 폭로를 해야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추스려가는 신부로서의

지혜로운  행동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기사 예수님 당시에도

간음을 했다고 어느 여자를 현장에서 잡아와

심판을 청구하는 떼거리들이 있었는데

그때도 예수님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하며 글을 쓰자  

돌로 치기는 커녕 그 여자를 잡아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다 도망갔다고 했는데  

 

 

요즘 우리 사회가 진짜 맑아지려는건지

아니면 마치 못 먹는 밥에 재라도 뿌리려는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인사 청문회만 봐도 이게 청문회인지

사람 망신시키는 곳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암튼

나라가 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고

서로 더부러 살면서 이웃을 돌아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러나 한때나마 비리에 가담하여

잘 먹고 잘 살던 사람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저 집구석 비리가 많으니

이 참에 손 좀 봐주이소 하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무래도 좀 어색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삼성이 이뻐서

이 넘이 뭐라 턱없이 씨부렁거리는건 아니고

적어도 우리 공통체의 한 기둥 노릇을 하는

기업을 흔들려면

적어도 정의구현 사제단이 했던 것 처럼

그렇게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더 세련되고 사려깊은

어떤 제스츄어를 할 수도 있었을텐데 ...............

왜 우리는 그렇게 요란해야만 먹혀드는 걸까.

 

 

(이제 결론이야 특검이 내겠지만

아무튼 우리사회도 7-80년대처럼 우샤 우샤하고 .....

힘으로만 밀어부치기 보다는

보다 성숙한 항의문화가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는데

신부님들이 매스컴을 타는 사회에서

과연 정의가 제대로 구현되려나?

나부터 더 큰 소리로 떠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