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90 / 잉글리쉬 콩글리쉬

커피앤레인 2008. 3. 16. 11:23

 

추 지영作

 

35753

 

2008/3/16

잉글리쉬 콩글리쉬

 

 

 

봄에는 여자가 바람이 나고

가을에는 남자가 바람이 난다고 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자의 마음은 더 산란한 것 같았다.

 

 

하기사 여잔 시집 가기전엔

시집을 가야하나 마나 하는 것으로 부터

가면 누구랑 결혼을 할껀가 하고

이리저리 재어보다가 

우짜다가  맘에 드는 인간은

이미 임자가  다 있고 마음에 안드는 인간은

니죽고 내살자하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따라다니니

그것도 할 짓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어렵사리 결혼을 하고나니

이번엔 시댁 식구 눈치보랴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랴

아이들 키우는 문제 챙기랴 

되도않은 남편 똥고집 치닥거리할려니

속은 속대로 상하고  기운은 기운대로 빠졌지만

그게 인생이거니 ..........하고 사는데

요즘따라 영어가 일상으로 쓰이는 시대엔

여자의 마음은 더 심란했다.

 

 

자기도 모르는 영어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가르치려니

발음도 발음이지만 실력이 또 형편없다보니

그나마 형편이 되는 사람은 학원에라도 보내어 

잘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니 탓이다하고 

둘러대었지만

그렇다고  애미 마음이 타지 않는건 아니었다.

 

 

해서 마침 정부에서 영어 몰입교육을 한다하니

어떻게 진행될지는 더 두고 볼 일이지만

행여 사교육비가 너무 들어가는건 아닌가 하고

애미의 마음은 또 영 편치 않았다.

 

 

마침 주말이고 오후라 

별일도 없고 해서

모처럼 어린이 프로를 한번 봤더니

외국에서 만든 것인지 영어동화를 들려주었다.

근데 그게 참 웃겼다.

 

 

수십년간을 영어를 한 이넘도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던지

그 동화를  알아듣기가 그리 쉽지않았다.

하긴 애초부터 영어권 아이들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이다보니

우리들 꼬마 수준의 영어프로그램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도

멍청한 피디는 몬 생각으로 그걸 올렸는지  모르지만

암튼 그림만 보고 놀아라 한 것 같았다. 

 

 

해서 순간 아이고 이 머저리 같은 넘들 ..........................

그걸 어린이 프로라고 내 놓았냐?

정 올리고 싶으면 울나라 어린이 수준에 맞게

처음부터 또박 또박 차근차근

쉽게 재편집해서 올려 놓을일이지

프로그램이라고 다 프로그램이냐 하고

괜쓰리 화를 내곤 채널을 홱 돌려버렸다.

 

 

그래도 하루에 한문장이라도 읽자하고

저녁무렵

동아일보 영자판을 읽는데 그게 또  웃겼다.

Eliminated Lawmakers Defect from Parties ...........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여당과 야당에서 공천에 탈락한

국회의원들을 다룬 기사이었다.

 

 

잼 있는 것은

한나라당 김 무성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번 공천은

박 근혜를 죽이기위해 한 것이라는 대목이었다.

 

 

김 무성씨 말로는

이 재오 의원과 이 방호 사무총장이

짜고 고스톱치듯이 그렇게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박 근혜를 죽이기 위해 그랬다는건데

그걸 영어로 이렇게 표현했다.

 

 

( Lee Jae-oh and Lee Bang-ho have been attempting

to kill Pack Geun-hye under the disguise of reform.)

 

 

내사마

영어를 잘 모르니까

이게 맞는 표현인지

아닌지 그것 조차 잘 모르겠지만

암튼 죽이기 위하여 (to kill이라고 쓴 표현이)

아무래도 마치 부엌칼 들고 나오는 것 같아

 

 

이게 진짜 맞는 표현인지 아닌지

보기에 따라서는 너무나 콩글리쉬 중의 콩글리쉬 같아

설마  동아일보가 잘못 올렸을리는 만무하고 

내가 잘못되었겠지하고 생각하다가도

그것참 영 이상하네..... 해사면서

혼자 끙끙 앓다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