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88 / 목요일 밤의 대학살

커피앤레인 2008. 3. 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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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14

목요일 밤의 대학살

 

 

 

 

초저녁부터 봄비가 내렸다.

이미 봄비는 목요일 밤의 대학살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몇차례 세찬 빗줄기가 지붕을 때리더니

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시 밤하늘이 말끔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음주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선거철이라 그런지

통합신당에서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일더니

그 바람은 한나라 당사로 까지 밀려온 모양이었다.

드디어 사고가 터졌는지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렸고

가재도구가 떠내려간다고 발을 동동거렸다.

누군가 큰 물이 나면 귀중한 것도 다 떠내려간다고 하였는데  .............

그 역시 겉으로는 애써 무심한 척 했으나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 인 것 같아 보였다.

 

 

 

우리같이 공천이 뭔지도 모르는 무지랭이들은

바뀐 인물이 누가 누군지도 모를뿐만 아니라

또 그게 그거였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공천조차 못받은게 청천벽력이었던지

밤새 할 말을 잃은 모습이 역력한 것 같았다.

 

 

 

하기사 그것으로 한평생 밥을 먹고 산 사람들이니

공천을 못 받으면 곧 죽음이라는 것 쯤은

말 안해도 다 아는 일인데

그들의 눈에도 비로소 노숙자의 얼굴이 떠오르고

사오정이니 오륙도라는 말이 

남의 일이 아니다 하는 절박감이 느껴지는지

하루새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몇해는 더 해도 괜찮은

아까운 사람들도

많이 나가 떨어진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좀 그랬다.

 

 

(정치란게 원래 고도의 통합의 기술이 필요한 직종이 아니던가.

특히 사안에 따라서는 서로의 인간관계도 중요한데

단지 고령이거나 선수가 많다고 자른다는건

아무리 정치를 모르는 내가 봐도

너무 아마추어적인 발상이 아닌지?

집안에도 때때로 어른이 필요하듯이

정치도 어른이 필요하고 조언도 필요할텐데

무조건 나이 많고 선수가 많다고 내친다면

정치가 정말 프로패셔날 해질까 )

 

 

 

해서 정치란 넘을  생물이라 한지도 모른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니말이다.

암튼 그래서 다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권모술수를 배우거나 줄을 서게 되는지는 몰라도

우예되었던지 간에 여야 모두 우리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게

서툰목수에게 연장 쥐어준 꼴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두고 볼 밖에 .

 

 

아침 6시 57분 ........

오늘따라 햇살이 유난스레 더 밝아 보였다.

바다위로 둥근해가 떠올랐고 도시는 아직도 

잠이 덜 깼는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용이와 싸우면서 며칠전에 뿌린 씨앗들은 간밤에 내린 비로

이제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을게 분명했지만

문득 헤겔은 역시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정반합에 의하여 발전한다고 했으니 .................

아마도 목요일밤의  대학살을 미리 예측하고

그런 말을 한건 아니겠지만  

한국의 역사도 어쩔 수 없이 그 틀을 벗어나진 않을 것 같았다.

 

 

이제 변화의 바람이

과연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18대국회는 참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미 싸움은 한나라당 대 통합신당의 싸움이라기보다는

두 저승사자인 안 강민대 박 재승의 싸움으로 변했으니  

그렇다면 과연 누가 더 냉정하고 옳은 저승사자일까 .......................먼 훗날에 역사가 말하겠지라이

 

 

(허나 작금의 정치를 보니

 저승사자의 역활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것은

누구처럼 너무 기준이 없는 공천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물갈이를 한답시고 너무 판을 다 깨버려서

국민을 오히려 불안하게 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옛말에 뭘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데

도통 그 방면엔 정보도 아는 것도 없으니 원.................

그나저나 주민등록증이나 함 챙겨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