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96 / 천냥 가게

커피앤레인 2008. 3. 22. 09:00

 

추 지영作

 

35903

 

2008/3/22

천냥 가게

 

 

 

천냥 가게는 여러모로 편리한게 참 많았다.

흔히 쓰는 드라이버나 닛빠나 �지도

1000원이면 꽤 좋은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어

자주는 아니드래도 간혹 한번씩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사기도 했다.

 

 

한데 더 재미있는 것은 물건을 사는 동안

내내 흘러내보는 판매멘트가 사람의 배꼽을 잡게했다.

싸다고 절대 과소비 하지말라느니

백화점만 갈게 아니라

서민들이 주로 뭘 사는지 눈여겨 보라느니

너무 싸다고 괜히 이러다가

이 회사 망하는 것 아니가 하고

혼자서 씰데 없는 걱정을 하지말라느니해사면서

경상도 말로 뭐라 뭐라 씨부렁거렸다.

 

 

해서 간 김에 노트도 좀 싸고

막 쓸수 있는 컵도 두개 샀는데

보아하니 모두 다 중국산 같았다.

하지만 중국산이라고 모두 다 조악한 건 아니었다.

컵은 색갈도 이뿌고 디자인도 괜찮아

연필 꽂이로 쓰면 되겠고

노트는 일본어 단어를 적어두면

본전에 비해 그 몇배나 투자금을 뽑을게 확실했다.

 

 

밤이 이슥해서

오늘따라 공부도 하기 싫고

시내도 함 나가보고 싶어

간단한 차림으로 대청동을 거쳐 보수동과 남포동을

한바퀴 휘돌아보았더니 자정을 훨 넘어서인지

거리가 텅비어 있었다.

 

 

예전같으면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을 시간인데

광복동도 예전의 광복동이 아닌 모양이었다.

하기사 이시간 때면

온천장이나 연산동이나 서면에 가야

불야성이지

천냥짜리 가게가 줄지어 서 있는 남포동은

이미 젓을 다 빨린 할매 젖처럼 

그렇게 매력이 없는지 영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하기사 여자나 상권이나

젊고 싱싱해야 멋이 있지

늙고 노쇠하면 누가 거들떠 보겠냐마는

그래도 그렇지

썩어도 준치라는데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