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94 / 모가 될라카나 ....

커피앤레인 2008. 3. 20. 09:45

 추 지영作

 

35858

 

2008/3/20

모가 될라카나.......

 

 

 

 

모가 될라카나....

주변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젠 허벌나게 비가오더니 오늘은

또 내 언제 그랬노 하듯이 하늘이 맑갛게 개였다.

향순이는 식당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모양이었다.

손을 딥다 흔들었다.

 

 

추 지영 화백은 올만에 설을 다녀왔다고 하였다.

다음주 화요일부터 인사동 각 화랑에서 초대전을 갖기로

했다는데 아마 반응이 좋았던 모양이었다.

 

 

-그참 잘 된 일이네 ......................

-근데 각 화랑이 오데 있는건데

-와 귀천의 목 여사 가게 안있습니꺼 ?

새로 옮긴데 ,,

 

 

-아,,,,,,,,,,,,,

-거기 4층 입니더

 

 

-아이고 그라믄 더 잘됐네 찾기도 쉽고,,,

 

 

전주에 사는

김 충순 화백은 엊그저께 이 블로그에 올렸던

피아노 치는 그 남자 그림이 팔렸다고 하였다.

오래동안 그의 곁에서 밤낮 주야로 피아노만 치더니

그래도 밥값은 해야 체면이 섰던지

그새 팔린 모양이었다.

 

 

작가야 조금 서운하겠지만

그래도 모처럼 주머니가 두둑하니

올만에 와이프한테  큰소릴 좀 칠 것 같았다.

(좌우지간 남자는 돈이 있어야 하는거여ㅋㅋ )

 

 

 

원래 작가나 디자인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 작품을 알아주고 구매하면

그것보다 더 기분좋은 일이 없는데

물론 팔 때는

마치 고이 기른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지리도 못난 딸 년이

과년하도록 옆에 붙어서 애를 먹이다가  

막상 산적같이 생긴 어느 도독넘하고 결혼한다고 하면

부모는 한편은 썩은 이빨 빠진 것 처럼 시원하면서도

한편은 그동안 눈치밥 먹인게 안되어서

또 마음이 애잔한게 인지상정인데

 

 

 

(속이야 어떻던지 간에  

아이고 요게 몬 말이고 .....................

와 ? 좀 더 있다가 가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아서

더 이상 딴 맘 품기전에 얼른 혼수감 장만해서 내보내듯이

작품을 내다 파는 것도 그와 비슷했다.)

 

 

저녁무렵

은행에 잠시 들릴 일이 있어 갖다 오는데 

아래층 커피숍 마담이 쪼르르 달려와

난데없이 인사를 꾸벅했다.

인물도 반반하고 예쁜 여자가 갑자기 와이라노하고

은근히 걱정이 되었는데

저거 빌딩에 같이 있게 되어서

너무 좋다나 우짠다나 하더니만

너무 예술가 처럼 생겼네예 해샀더니

 

결론은

요것 디자인 조금 바꾸고 싶은데

샘이 좀 도와주실랍니꺼 하면서

내 눈치를 실실봤다.

 

 

 

내사마 

일하면 돈이 들어오는데

그걸 우예 거절하겠노마는

이 디자인이 워낙 90년대 디자인이라

돈이 좀 들겠다고 ,,,,,,,,,,,,,했더니

아이고 돈이 없심더

그러니 쪼매만 받고 마 해주이소하고

그 넘의 읍소작전을 또 들고 나왔다.

(좌우지간 이쁜 것들은 꼭 이런다니까............ㅋㅋ)

 

 

해서 젊잖은 체면에 다른 말은 못하겠고

이 넘 왈

여자도 인물이 반반해야  

성형비가 덜 들어도 덜 들잖아요

 

 

근데 

워낙 못생기면 기초공사 하는데만도 

돈이 만만찮게 들기 때문에

이걸 내가 우예야 할까요 했더니  

그 말은 또 알아들었는지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네예 ........................하면서

지도 우스운지 허이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