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27 / 신경쓰이네

커피앤레인 2008. 4. 23. 10:08

 

 김 충순作

 

36803

 

2008/4/23

신경쓰이네

 

 

 

비가 오는 날은 아무래도 기온이 내려가는지

쉐타를 입었는데도 등뒤가 시렸다.

난로를 피워? 말아? 하다가

결국은 다시 난로를 꺼내었다.

 

 

어제 저녁부터 도면을 내려놓고

계속해서 이리 그리고 저리 그려봤지만

뽀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방 3개에 거실 하나를 만드니 그나마

공간이 조금 여유가 있었지만

전세금이 또 문제였다.

요즘은 다들 큰방과 큰 거실을 선호한다하니  

일본처럼 작은 공간을 쪼개어 쓰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 같고

 

 

해서 손쉽게 나가고 손쉽게 들어오려면

아무래도 두 세대로 만드는게 훨 편리할 것 같았는데

대신 공간이 너무 좁았다.

물론 한 세대는 아쉬운대로 그런대로 살만했지만

한 세대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 아이하고

맞벌이 부부가 살기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문제는 거실과 주방이 따로 나누어지질 않았다. 

 

 

원래 작은 공간일수록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을 다 빼고나면

남는게 거의 없게 마련인데

그러다보니 자연히 거실과 주방이 언제나 문제를 일으켰다.

 

해서 아쉬운대로 주방과 거실을 붙여 주려니

아이고 이게 모꼬

언 넘이 설계를 했는지 진짜 문디 지랄같이 했네

지 같으면 요렇게 살 수 있다 하겠나하고  

갠히 애만소리를 들을 것 같아

저녁내내 그리고 또 그려도 그게 그거였다.

 

 

그래서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하고 

아예 독채로 전세를 줄 요랑하고  도면을 한장 그리고

그리고 또 한장은  

전세금을 더 받아줄 욕심으로 두 세대로 나누어 그렸더니

그새 도면대 옆에  쌓인 것은 종이와 꽁초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완전한건 아니었다.

종이 위에서 1mm는

현장에서는 10cm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칫 스케일이 틀리면

작은 공간은

어! 분명히 도면상에는 이 공간이 있었는데

이게 오데갔지하고 또 없는 공간을 찾아 헤메기

십중팔구였다

 

 

 

해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세들어오는 사람은 편리해서 좋고 

집 주인은 돈이 많이 들어와 좋도록 하려니

고게 생각처럼 그렇게 쉽지 않는지

그렇찮아도 없는  머리카락이 더 빠질 것 같아

어젠 밤새 신경이 쪼매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