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46 / 한 박자가 늦나봐 ...

커피앤레인 2008. 5. 12. 09:18

 

허 혜영作

*허 혜영 개인전(꿈 꾸는 현실)이 서울 서초동 정우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관 바랍니다.

전시 일자 / 5월 13일 (화)-19일 (월)  tel/ 02-523-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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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12

한 박자가 늦나봐 .....

 

 

 

 

초량 아짐씨는 거의 매일 전화를 해댔다.

집을 사 놓고도 아직 아무런 기척도 없으니까

아무래도 불안한지 뭐하느냐? ...언제 수리하느냐 ?

도시가스는 신청했느냐?하고 또 물었다.

 

 

영감이 죽고 한동안 혼자 살더니 

너무 적적했는지 늙으막에 왠 남자를 하나 얻었다 하더니

덜컥 병이 난 모양이었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얼마간 정이 들었다고

정성스레 약을 해 바쳤는데

남자는 남자대로 불만이 많은지

이래저래 속이 상한다고 하였다.

 

 

원래 태생은 전라도 어느 두메 산골이었는데

부산에 와 정착한지도 수십년이 지났지만

말씨는 여전히 전라도 말씨를 그대로 썼다.

잼있는건 늙으면 늙은 대로 질투가 있는지

전화만 하면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에만

정신을 써야지 바람 피우면 안된다고 신신 당부를 했다.

 

 

-아니 내 바람 피우는 것 언제 봤우 ?하고 물으면

-u 사장은 잘 생겼잖아

그러니 여자가 졸졸 따르잖아 하고 ....................

괜한 애만 말을 했다.

-아이고 사람 죽이네

그리고 잘생긴 사람 어제 다 죽었는가 보다

그나 저나 여자들은 늙으나 젊으나 왜그래여 도대체

-뭐가

-지껀 주기싫으면서 왜 남 간섭한대여  

-내가 샘하는게 아니여

다 u 사장 잘되라고 하는거여

-아이고 말이야 고맙지만

요새는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함 만나라도 봤으면 좋겠네요 ................

했더니 지라서도 우스운지 킥킥 웃었다.

 

 

저녁무렵 종호한테서 전화가 와

올만에 노래방이나 함 가보자고 했다.

노래방?

안그래도 김 연숙의 초연인가 뭔가 하는 것

요새사 미쳐가지고

한참 배웠는데

잘됐네 ,,,,,,,,,,,,,,,,,,,,,,하고 따라갔더니

역시 하루 종일 배운 보람이 있는지

제법 분위기가 쪼매 살아나는 것 같았다.

-근데 종호야

 이것 아무래도 좀 작업 노래같다이 ....

-에엥 ..................

그게 몬 작업노래입니꺼

-아니 내가 불러보니까 여자들이 들으면

꺼벅 넘어가겠네

 

 

먼산 부엉이 밤새워 울어대고

앞냇 물소리 가슴을 적실때

나는 사랑이 무언지 알았네

그러나 당신은 나를두고 어델갔나

아아 그대를 기다리네

돌아와요 내게 돌아와요

기다리는 내사랑

 

-아이고 u 샘도

노래는 그냥 즐기자고 부르는건데

거기에 왜 작업이란 말이 나옵니꺼

 

 

(-아이고 문둥아

니가 우예 여자 마음을 알끼고

그러니 그 나이 되도록 혼자 살지

여자란 자고로 무드에 약한기라 )

 

 

-그라믄 작업노래 부르지 말고 다른 노래 부르이소

-그럴까 그럼 올만에 갈대의 순정 함 불러보자

-아이고 이게 딱이네

쥑인다 ㅋㅋ

-문디 자슥아이가

니가 하는 말은 내 수준이 뽕� 수준이다 이말이제

 

 

 

암튼 지 말이 맞는지 내 말이 맞는지는

담에 함 불러보면 알꺼고  

그나저나 사람들은 와 나보고는

자꾸 바람 피우지마라 작업하지마라 그라노

내가 기생 오라비같이 생겼나

아직까지 울집에

얼라 아부지 있습니꺼 하고

찾아온 여자가 하나도 없는데 .....................

참말로 미치겠네.

 

 

 

아무리그렇지만 도대체

이 노래 언제 나온거고 ?하고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시상에 1998년인가 온젠가 나온거라니 .....

그라믄 김 연숙이 결혼하기 전에 나온거네

 

 

아이고 이 멍청 .

역시 난 한박자가 늘 늦는가 보다.

 

 

이래가지고 몬 작업이 되겠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