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50 / 지리산에 뭐하러 갔을까

커피앤레인 2008. 5. 16. 05:07

 추 지영作

 

37403

2008/5/16

지리산에 뭐하러 갔을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했던가 .

낙선의 아픔을 달래기 지리산에 간 이 재오 의원이

돌아왔는지 신문마다 그의 이름이 요란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마다 그나름대로 풍기는 이미지가 있듯이

그의 이미지도 꽤나 독특했다.

 

 

때론 용맹한 전사같았고

 때론 이웃집 아저씨 처럼

무척 소탈해 보였지만

경선이후 그의 행보는 늘 카메라 후레쉬 대상이어서 그런지

그의 얼굴이 요즘따라 더 넓고 크게 보였다.

 

 

지리산에서 돌아온 다음날

장수는 전장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어쩌면 그의 말이 옳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는 패인줄 뻔히 알면서도

떠나지 않는 장수는

그리 지혜로운 장수는 아닐게다.

 

 

이 재오 의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신임도

자기 계파의 충성심도 사실은 아니었다.

 

 

그가 진정 사는 길은

천하의 민심을 얻는 일인데

불행하게도 그는 그가 원했던지 원치 않았던지 간에

너무나 많은 유탄을 맞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는 조용히 물러나 

덧난 상처를 아물기만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분명 그는

우리같은 무지렁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의리도 있고 뚝심도 있고 지혜도 있을게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난을 겪어봐서 

가난이 뭔가를 잘 아는 정치인임에 틀림없을것이다.

 

 

그러니 누구보다 할 일이 더 많고

남이 모르는 억울한 것도 많을게다.

그러나 장수는 떠날 때 떠날줄 알아야

그게 아름다운 법인데

그는 그걸 알면서도 아직도 미련이 많은지

선뜻 결단을 못내리고 주저주저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이쯤에서 떠나는게

그를 위해서도 새 정부를 위해서도 이로울게다.

 

 

사람은 때때로 천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안되듯이

요즘 그의 이미지는

그가 아무리 부드러워 지고 싶어도

부드러워질 수 없는 어떤 한계 때문에도

때로는 오만하다는 소리를 듣기도하고

때로는 밉쌍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때로는 모사꾼이라는 억울한 소리도 듣겠지만

그러나 그게 그의 한계인걸 어떡하겠는가......................

 

 

(누구처럼 꽃미남으로 태어났으면

그런 스트레쓰는 덜 받았겠지...)

 

 

암튼 새벽녘인가 

그가 난데없이 꿈속에 찾아왔길래

더도 덜도 말고 모든 미련을 접어두고

그냥 떠나십시오 그게 사는 길입니다 하고

충언을 드렸더니

기차시간이 다되었다고 하며

누군가 재촉하길래  

기차를 놓치겠다며 얼른 가라했더니

자기 차를 가져왔다고 하였다.

 

 

해서 보니

핸들이 일본식으로 오른쪽에 붙어있었다.

 

 

보아하니 부산지린 영 서툰것 같아 

어떻게 차를 몰고 설로 갈거냐했더니 

구포로 가면 설로 안올라 가지 않겠나해서

토성동에서 구포까지 가려면

꽤나 길이 복잡해서 잘 모를 테니까

대신 고속도로 입구까지만 내가 몰아주겠다고 하고

핸들을 넘겨 받았는데

꿈을 깨고나니 새벽 3시 45분이 훨 지나고 있었다.

(애고 이게 몬 예몽일까나,,,,,,,,,,,,,,,,,)

 

 

암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괜한 욕심 부리다가 스스로 실기 하지 않을까

그게 또 걱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