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29 / 벌써 가을이가?

커피앤레인 2008. 8. 7. 07:46

 오 세효作 / 을숙도

 

39660

2008/8/7

벌써 가을이가

 

 

 

새벽 바람이 꽤나 서늘했다.

벌써 가을인가.........................

하긴 은행 열매가 제법 살이 쪄 통실통실한 것만 봐도

가을은 이미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우리 곁에 그렇게 성큼 다가와 있는가 보다.

 

 

마눌과 아들은 휴가 마지막 날이라고

올만에 부산에 왔으니까

추억도 그렇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해서 자갈치로 갔더니

어느 아짐씨가 오빠야 오빠야 해사면서

자기 집에 오라고 유혹을 해댔다.

역시 바닷가가 보이는 집은 장사가 잘 되는지 사람이 참 많았다.

 

 

 

역시 부자가 될려면

적어도 희소가치가 뭔지 하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하는 가 보다.

하지만 내 아는 언 뇬은 하는 일 마다 실패를 했다.

하기사 맨날 지 생각에만 사로 잡혀 있다보니  

뭐가 희소가치며 뭐가 실력인지 조차도 모르겠지만 ....

암튼  고 뇬은 맨날 땟갈 좋고 폼만 나는 것만 선호하다가

졸딱 망했는데..........................

 

 

인생은 언제나 그런건지

또 다른 언 뇬도 땟갈 좋고 매너 좋은 남자만 찾다가

지금은 길커피 장사를 한다고 했다.

 

 

올만에 아들과 마주앉아 건축에 관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히 쇠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생전에 술이란 술자도 모르던 마눌이

부자간의 그런 정경이

너무나 보기에 좋았던지

지도 술이나 한잔 달라더니 2잔이나 연거푸 마셨다.

 

 

-야 너거 엄마 와 저라노,,,,,,,,,,,,,,

갑자기 술을 다 먹네

저러다 혹시 사고 치는 것 아이가 ?

 

 

-왜 난 술 먹으면 안되나요?

 

 

-아니아니

먹어도 되지만 ,,,,,,

항상 반듯하신 집사님께서 왠일인가 해서

함 물어본거요

 

 

-어느 신랑이란 분이 그러대여

하나님도 술먹으라 했다고

-내가 ?

내가 언제 그랬지 ?

 

 

-뭐 ......하나님이 마음이 괴로운 사람에겐

독주를 한잔 주라고 성경에 써 놓았다면서요

 

 

-그야 그렇게 분명히 써 놓았지

마음이 너무 아픈 사람에겐

누구의 말인들 귀에 들어오겠어.

그러니까 하나님도 그걸 아시고

이 중생들을 어여삐 여기사 그렇게 안 써 놓으셨겠오

 

 

-그럼.... 나도 오늘밤은 먹어도 되겠다

-당신이 왜?

갑자기 ,,,,,,

 

 

-나도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

-거 참 이상하네

당신 마음이 왜 아프지?

 

 

-아들과 아버지 저거 둘이 남자라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니 나도 마음이 아프지

그래서 한잔한다여 왜요?

 

 

-야야 아무래도 너거 엄마 벌써 취했는가 보다 .

마 가자

집사님 이제 가입시더

하나님도 시간 넘었다고 문 닫고 벌써 가서예

 

 

-참 웃긴다

저거 하나님은 밤새 술을 먹어도 계시고

우리 하나님은 모처럼 내가 술 한잔 마시겠다는데

와 벌써 벌써 문을 닫고 갔지?

이상하네.

 

 

 

-이상할 것 하나도 없어요

우리 하나님은 이미 모든 걸 다  아시니까

이 넘은 밤새 술을 먹어도 별로 실수를 안하니까 그냥 계시고

당신은 초짜니까

혹시 술주정이라도 하면 어짜겠노 ...... 하고

그래서 얼른 문을 닫고 먼저 가버리신거지 .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