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31/ 절제의 미

커피앤레인 2008. 8. 9. 05:10

 

 원경이네 화장실 (리모델링 한 후의 화장실 모습 )

 

39662

2008/8/9

절제의 미

 

 

 

KBS 정 연주 사장의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못하였다.

좌파인지 우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좌파면 좌파답게 우파면 우파답게

정권이 교체되면서 깨끗하게 스스로 물러났으면

더 아름답고 용기도 있고 멋도 있었을텐데.................

 

 

욕심인지 그의 말대로 소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밀려나는 모습이 왠지 궁색하고 추한 것만 같아  

보기에도 그리 아름다워보이진 않았다.

 

 

그린 비젼 코리아 컨포런스 부산 협의회 회장인

친구 녀석은 몬 일인지 느닷없이 

여성국장과 총무국장을 대동하고

작업실로 찾아왔다.

녀석은 얼마전에 박 정희 대통령의 둘째 딸인

박 근령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갖고 왔는데

 

 

평소 정장을 잘 안하다가 그날 따라 행사가 있다하여 

부랴부랴 철에도 잘 맞지 않은 옷을

세탁소에서 찾아 입었더니

왠지 평소의 내 모습이 아닌 것만 같아

자꾸만 어색해 보였는데

근령씨 말마따나 모자를 쓰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근사해 보이기도 하고 조금은 튀어보이기도 했다. 

 

 

오래전에 읽었지만

성경엔 성령의 열매 가운데 하나가

절제라 하였는데

 

 

철이 없던 그 시절엔

이 말이 왜 여기 있지하고

의문 아닌 의문을 가졌는데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니까

사람은 역시 절제가 젤 중요한 것 같았다.

 

 

해서

누군가 목소리가 너무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본격적으로 노래 연습을 해보는게 어떠겠느냐고

부추기는 바람에

 

 

하긴 더 늙으면 목소리도

예전만 같지 않겠지하고

밤무대는 아니더래도

적어도 내 목소리라도

누군가 즐겁게 해 줄수만 있다면

함 해봐?하고

고민하던 차에

 

 

유행가를 본격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이 어디있나하고

얼마동안 수소문을 하고 다녔는데

그래서 그런지

요며칠전에 우연찮게 택시를 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나보다.

 

 

기사분이

자기 마눌이 그런 일을 한다며 함 찾아보라고  해서

명함을 건네 주었다.

 

 

해서 벼르고 벼르다가

용기를 내서 전화를 걸었더니

상대가 남자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반색을 하며

전화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꼭 좀 함 만나 보고 싶다고 하였다.

 

 

한데 목적이 목적인 만큼

노래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도대체 수강료는 얼마나 드려야 하느냐 하고 물었더니

일주일에 두번씩 레슨을 받는 조건으로

월 40만원의 레슨비를 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아이고....

이게 몬 소리여

 

 

난 기껏해야 월 몇 만원인줄 알았더니

그렇게 비싼가베

내게 그런 돈이 오데 있느냐며

짐짓 앓는 소리를 했더니

 

상댄

여자도 그 정도  돈은 다 내고  배우러 오는데

몬 남자가 그만한 걸 가지고

앓는 소리 부터 하느냐고 

도리어 핀잔 아닌 핀잔을 했다.

 

 

하기사

원래부터 예체능을 전공할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건 기정사실인데

TV에서 맨날 무료로 가르쳐주는 것만 늘 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세상 물정도 모르고 깜박한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나이에 월 40만원씩이나 갖다 바치면서

노래 공부를 해야하나?

 

 

아마 울 마눌이 알았으면

분명히 당신 헤또가 쪼매 이상한건 아니죠? 하고

비아냥 아닌 비아냥을 했을건데

 

 

 

행여

나도 정 연주씨 처럼

미련이 남은걸까 ?

아니면 내가 하면 훨 더 잘할건데 ..............

왜 저 사람들이 날 못잡아 먹어 저 난리지?하고

아집을 부리는건 아니겠지라.

 

 

암튼 미친 척하고 나도 일을 함 저질러볼까..................?

혹시 밤무대에서 레슨비는 벌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