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충순作
2008/9/15
또 다른 자아를 위해
한가위 보름달을 본 건 밤 12시가 훨 지나서 였다.
옥상에 올라 한참동안 목을 가다듬다
참 오늘이 추석이었지하고
달을 힐끗 쳐다보았더니 달은 저만치 두둥실 떠 있었고
구름은 시샘이라도 하듯이 달을 자주 가리곤 했다.
누군가 비목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밤에 청승맞게 한곡을 구성지게 뽑았더니
지가 부르고도 지가 감동을 했는지
눈물이 찔끔 나왔는데 .........................
아마도 가사 하나하나에 담긴 어떤 뭉클함이
그리움처럼 다가왔나보다.
해서 느낀거지만
가곡이던지 뽕짝이던지 아리아이던지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그 맛들이 다 독특하고 잼있었는데
이왕하는 것 남은 세월동안이라도
새로운 내 모습을 위해서도 그렇고
남에게 봉사도 할겸
젊었을 때 못다한 몇가지 숨은 재능들을 함 캐보자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남아돌자
어젠 추석인데도
밤 늦도록 삶의 흔적이 담긴 노트 정리를 했더니
그냥 내다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 많았다.
물론 이 넘의 자화자찬도 있겠지만
목소리도 그만하면 어디가서 2등은 하겠고
어학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중국어나 / 일어나 / 영어정도는
어느 정도 길 안내는 할 것 같았는데
집도 한 30년 가까이 조몰락 그리고 살았으니까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못되어도
그나마 헌 집을 개조하여
아름답게 만들 실력은 되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행동이 문제였다.
해서 미국의 괴짜 작가인 제이콥 처럼
나도 이 참에 뭔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단 가곡에서부터 뿅작에 엔카까지 쭈욱 나열하고선
잊혀졌던 곡들이었지만
새삼스럽게 한곡조씩 뽑았더니
아마 누군가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봤다면
절마 저거 추석상 잘 차려 주었더니
비싼 밥 먹고 배 꺼준다고 달밤에 체조하나
이 밤에 미쳤나
와 갑자기 황진이는 부르노하고
저거끼리 킥킥댔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전에
강진이 하고 박상철이 얼굴을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노래도 그냥하는 것 보다는
일단 가수를 보고 부르니 훨 맛도 나고 기분도 칼칼했는데
어절시구 저절시구
너를 안고 내가내가 돌아간다
황진이 황진이 황진이
해사면서 딥다 열창을 하다가
또 지가 몬 가수랍시고
화장을 지우는 여자 하고 딥다 불렀더니
울 아짐씨들이 와 요런 노래에 미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 기분이 삼삼했는데.....................
(나 훈아 말마따나
가만 놔두이소
내 오늘밤엔 죽을뚱 살뚱 노래 할 겁니다하더니
나도 이 참에 인생을 확 바꾸어. 봐....................................)
버나드 쇼가 인생은 드라마라했던데
누가 아나
나도 역전 쓰리런 홈런을 칠지 .......
(기회는 지 하기 나름이다여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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