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54 / 또 다른 자아를 위해

커피앤레인 2008. 9. 15. 10:28

 

 

 

 김 충순作

 

39696

2008/9/15

또 다른 자아를 위해

 

 

한가위 보름달을 본 건 밤 12시가 훨 지나서 였다.

옥상에 올라 한참동안 목을 가다듬다

참 오늘이 추석이었지하고  

달을 힐끗 쳐다보았더니 달은 저만치 두둥실 떠 있었고 

구름은 시샘이라도 하듯이 달을 자주 가리곤 했다.

 

 

누군가 비목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밤에 청승맞게 한곡을 구성지게 뽑았더니 

지가 부르고도 지가 감동을 했는지 

눈물이 찔끔 나왔는데 .........................

 

 

아마도 가사 하나하나에 담긴 어떤 뭉클함이

그리움처럼 다가왔나보다.

 

 

해서 느낀거지만

가곡이던지 뽕짝이던지 아리아이던지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그 맛들이 다 독특하고 잼있었는데

 

 

이왕하는 것 남은 세월동안이라도

새로운 내 모습을 위해서도 그렇고

남에게 봉사도 할겸

젊었을 때 못다한 몇가지 숨은 재능들을 함 캐보자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남아돌자

어젠 추석인데도

밤 늦도록 삶의 흔적이 담긴 노트 정리를 했더니

그냥 내다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  많았다.

 

 

물론 이 넘의 자화자찬도 있겠지만

목소리도 그만하면 어디가서 2등은 하겠고

어학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중국어나 / 일어나 / 영어정도는

어느 정도 길 안내는 할 것 같았는데

 

 

집도 한 30년 가까이 조몰락 그리고 살았으니까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못되어도

그나마 헌 집을 개조하여

아름답게 만들 실력은 되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행동이 문제였다.

 

 

 해서 미국의 괴짜 작가인 제이콥 처럼 

나도 이 참에  뭔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단 가곡에서부터 뿅작에 엔카까지 쭈욱 나열하고선

잊혀졌던 곡들이었지만

새삼스럽게 한곡조씩 뽑았더니

아마 누군가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봤다면

 

절마 저거 추석상 잘 차려 주었더니

비싼 밥 먹고  배 꺼준다고 달밤에 체조하나

이 밤에 미쳤나

와 갑자기 황진이는 부르노하고

저거끼리 킥킥댔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전에

강진이 하고 박상철이 얼굴을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노래도 그냥하는 것 보다는

일단 가수를 보고 부르니 훨 맛도 나고 기분도 칼칼했는데

 

어절시구 저절시구

너를 안고 내가내가 돌아간다

황진이 황진이 황진이

해사면서 딥다 열창을 하다가 

 

 

또 지가 몬 가수랍시고 

 

 화장을 지우는 여자 하고 딥다 불렀더니

울 아짐씨들이 와 요런 노래에 미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 기분이 삼삼했는데.....................

 

 

(나 훈아 말마따나

가만 놔두이소

내 오늘밤엔 죽을뚱 살뚱 노래 할 겁니다하더니

나도 이 참에 인생을 확 바꾸어. 봐....................................)

 

 

 

 

버나드 쇼가 인생은 드라마라했던데

누가 아나

나도 역전 쓰리런 홈런을 칠지 .......

(기회는 지 하기 나름이다여 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