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55 / 거참 심상찮네

커피앤레인 2008. 9. 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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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16

거참 심상찮네

 

 

북새통 같은 추석이 지나고 나니

이걸 왜 만들었는지 그게 참 궁금했다.

하긴 농경사회에선 중추절이나 감사절이란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 이었겠지만

암튼 추석은 여러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떨어져있던 가족 얼굴이라도 보고

일년내내 찾아보지도 않던

부모님 산소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는다면 큰 다행이겠지만 

그 것도 저 것도 아닌 사람은 추석(秋夕)은 고사하고

그게 오히려 추석(醜夕)이 되었는지  

노숙녀(路宿女)는 여전히 그렇게  길거리에서 자고 있었다.

 

 

어젠가 외신을 보니 북한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던데

그나마 의식은 있는지 거동 정도는 조금 할 수 있지만

이미 해가 기우는게 역력했던지 

지금 바다 건너

미국이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유엔이나 바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황 장엽 같은 분은  김 정일 사 후

당장 통일을 바란다는 것은 정치적 역학관계를 봐서라도 어려우니 

중국식 개방 개혁정치로 일단 갔다가

적당한 때 남한이 흡수 통합하는게 젤 이상적이라고  했는데

아무튼 이렇게 되던지 저렇게 되던지

한반도에 정치적 쓰나미가  몰려오는건 분명한 것 같았다.

 

 

올해따라 이상하리만치 믿었던  주변사람들이

예상치도  않게 골탕을 먹이는 바람에

도무지 추석이 추석답지 않아

한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바닷가에 앉아 시름을 달랬더니

이젠 바다가 내 집처럼 더 친숙해 보였다.

 

 

하긴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서

때론 분노도 삭이고 때론 화도 삭이고

때론 이런저런 이해도 해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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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땐 역시 노래만큼 더 좋은건 없는 것 같았다.

 

 

한데 요즘은 경기가 않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실업자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들 산에 안가면 바다 낚시를 즐기기 때문인지

산인들 바다인들 목청껏 노래 부를만한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해서 작업실 주변에다

조그마한 방음벽을 하나 만들어

화가 나거나 울분이 솟을 때마다

그곳에 들어가 노래를 실컷 불러보고 싶은데

 

 

그런다고 언 넘이 또 남의 사정도 알지 못하고

절마 저거 드디어 미쳤는가베 하고

정신병원에다가 설마 신고는 안하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