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53 / 신 영조보다 낫단다...................

커피앤레인 2008. 9. 13. 10:21

 

유 선경作

 

39695

2008/9/13

신 영조 보다 낫단다.....

 

 

가을이지만 바닷속은 아직도 따뜻했다.

아마도 연일 내려쬐이는 뜨거운 햇살 탓인가보다.

여름내 못했던 수영을 함 해볼까 하고

부산 근교에 있는 송도 해수욕장을 찾았더니 

외국인 네댓명이 벌써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한명은 남자고 네명은 여자였다. 

보아하니 러시아인들 같았다.

이 가을에 비키니를 입은 미인을 본다는 것도 큰 행운이었는데

몸매까지 죽여주니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었다.

해서

그들과 어울려 몇차례 헤엄을 치며 놀았더니  

바다가 맑고 아름다운건지 여자가 아름다운건지

좌우지간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했는데 ..........................

 

저녁무렵엔 

지영씨 생일인줄도 모르고 혼자서 덜레덜레 누리엘 갔더니

촌놈이 벌써 와 블루 스카치를 지혼자 마시고 있었다.

놈은 그새 휴대폰을 새로 교환한 모양인데

-행님은 전화도 안받으면서 모 .............................해사면서

지혼자 모라 모라 또 씨부렁거렸다.

 

 

-니는 오늘밤에 너거 기사들하고 논다 안했나 ?

-아이고 글마들 하고 다니면

밤새 가스나 집에나 가자하고 해서

돈만 한뭉치 던져 주고 저거끼로 놀아라하고 그냥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것 잘했네

 그런데 오너가 끼어들면 밑도 끝도 없다이

-그나저나 오늘 추화백 생일이라는데 행님은 꽃이라도 한송이 안가져오고

-아 맞다 내 정신 좀 보래이

그냥 와서 .................................이걸 우야노

진짜 미안하게 됐네

-그건 그렇고 마 술이나 마십시더

-그러자

 

 

옆엔 제법 전주가 되었는지

약간 늙수레한 남자가 아까부터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간간히 쓰는 언어를 귀동냥 했더니

헤또가 여사 헤또는 아닌 것 같았다.

리얼리티가 우떻니 휴머니즘이 우떻니 해사면서

캐캐묵은 옛 이야기를 혼자서 떠드는 폼이

여사 외로운게 아닌 것 같았는데

 

 

나중에 제자인지 사랑하는 여자가 오고 부터는

분위기가 완전히 가곡모드로 바뀌더니

드디어 기운을 차렸는지 

이 양반이 일어서서 한바탕 오 솔레미오를 열창 했다.

 

박수를 치고 부라보 해사면서

술잔을 한두잔 건네자

나중엔 니끼 내껀지 내끼 지껀지도 모르고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형아 아우야 하다가

 

 

어차피 오늘 밤은 고향 갈 일도 없고 해서

이 넘이 답가로

이 수인 선생의 고향의 노래를 한곡 불렀더니

와..................대단하시다

성악을 안하고예 .....................해사면서 여자가 모라모라 쫑알거리자 

이 노신사 왈

여보 아우................................

내가 신 영조를 잘 아는데

그 친구가 이 노래를 잘 불렀어

근데 오늘 밤 들어보니까 아우가 훨 낫다

최고야,,,,,,,,,,,,,,,,,,,,,,,,해사면서 이 넘을 또 한껏 추겨세워주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남자는 갑상선으로 유명한 모 병원의 부원장이었다. 

그도 직업에 대한 스트레쓰가 많았던지

오늘따라 혼자서 여유와 술을 즐기려고 나 온 모양인데

그러다보니 가까이 있는 제자를 부른 것 같고

분위기가 또 한 분위기이다보니 

자연히  철학이 어떻고  음악이 어떻고 하다가 

결국은 노래로 대미를 장식했는데

내 생전에 노래로 남의 생일을 축하 해보기는 오늘이 첨이었다.

(이 참에 추석쐬고 나도 기타들고 밤무대 함 나가볼까..........................

아직도 안 늦었겠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