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7
모하는데요
요즘은 확실히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싱글은
마치 젊은 사람들의 전매 특허인양 그렇게 인식이 되었는데
이젠 그것도 옛말인지 젊도 늙도 않은 사람들이
장년을 즐기려는건지
아니면 노년을 즐기려는건지 두 집 건너 혼자 일 정도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해서 집을 수리해도 정화조 용량이
예전처럼 그렇게 큰게 별 필요가 없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5인용은 묻어야 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땅을 판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포크레인이 들어와 땅을 팔 수만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도 없지만
이 넘의 나라가 워낙 넓다보니
이웃집 여자 오줌누는 소리까지 다 듣고 살아야하는
우리네 현실에서 중장비를 불러 들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서
인력을 동원해서 땅을 파려니
그게 얼마나 애가 쓰였던지
자고 일어나니 어깨죽지가 다 아팠다.
그나마 교양과 의리하면 내 한테 물어 보라며 .............
허구한 날 큰 소리만 뻥뻥친 인간이
명색이 사장이랍시고
일꾼들은 고 넘의 떵 구덩이에 들어가
땀을 뻘뻘 흘리는데
지혼자
아미새야 니가 나를 울린다 해사면서
그늘에 앉아 땡자탱자하게 놀 수도 없는 노릇이라
노니 염불한다고 삽질을 몇번 거들어 주었더니
요 넘들이 신명이 났는지
와 사장님은 노래만 잘하는줄 알았더니
삽질도 잘 하시네요 ,,,,,,,,,,,,,,,,,,,,,하면서
은근히 약을 올렸다.
그렇다고 내가 춘피도 아니고
그래.........내 원래 삽질 잘한다 아이가 할 수도 없고
잘하긴 ...............................모 잘하노
노니 염불하는거지 했더니
사장님은 교회 다니신다면서
교회서 염불도 합니꺼 하고 또 지랄들을 했다.
저녁무렵
떵 통을 담을 넘겨 묻으려니 인력으로는 도무지 감당이 불감당이라
구렁이 알 같은 돈을 주고 크레인을 불러
겨우 떵 통을 묻은 다음
내일 또 보자이 .....................하고
삼실에 들려 예의 구둣방 아짐씨한테 갔더니
오늘 또 베리고 왔습니꺼
내가 사장님 때문에 못산다 하니까.......................하고
또 한소릴했다.
해서 이 넘 왈
양반이 욕은 할 수 없고 열여덟 한다더니만
내 이쁜 아짐씨한테 뭐라 할 수는 없고
-원래 송충은 솔 잎을 먹고 산다는데
직업이 노가다인데 우야겠능교
아짐씨가 쪼매 이해하이소
현장에서 급하게
야 이씨 김씨 ...................하면서
뛰어 다니다보면 나도 모르게 신이 그렇습니더 ................했더니
지도 한 소리한게 쪼매 마음에 걸렸던지
그냥 웃자고 한 소립니더 하고
꼬리를 살짝 감추었다.
한데 머리는 멀쩡한데 몸이 너무 피곤하여
잠시 삼실 소파에 앉아 눈을 붙이는데
왠 욘넘들이 전화를 그리도 많이 하는지 .........................
/행님 오뎁니꺼 오늘은 강북입니꺼 강남입니꺼 하고
촌 넘을 필두로
/우쌤 오덴데예
와 요새는 코 빼기도 안보입니꺼
/모하는데요
잠시만 ...............
좋아하는 사람 바꾸어 드릴게요 ....................하고
지 욘은 안그런척 하는 뇬이 없나
좌우지간
요 넘의 인기는 우예 이리도 오래가는지 ......
한데 전화를 끊고 막 돌아서는데
또 따르릉 했다.
/오빠야 오데고
파김치 가져가라
내 오빠야 생각하고 파김치 많이 담아두었거던 ............................
(아이고 옴마요 ......................
내가 웃어야 하능교 울어야 하능교
옴마는 우예 아들을 이리도 이쁘게 낳았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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