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85 /사는게 와이리 잼있노

커피앤레인 2008. 10. 16. 13:05

 

 김 충순 作

 

39727

2008/10/16

사는게 와이리 잼있노

 

 

 

누군가

못사는 넘들은 반드시 몬가 문제가 있다해서

속으로 욜마 요것 디게 웃기네

지는 얼마나 잘 사는데 저레 꼴갑을 떠노 했는데

요새 이 넘이 노가다를 직접 다루어보니 못사는 넘들은

역시 모가 달라도 달랐다.

 

 박사장은 초저녁에 술이나 한잔하자고  전화를 따르릉 했는가 본데 

이 넘이 온통 정화조 파는데  정신이  팔려있다보니

지 전화는 못받고 나중에사 토담집 영희 전화를 받고

다시 전화를 걸어주었더니

싸내자슥이 몬 질투가 그리 심한지

당신은 우예 내 전화는 안 받고 여자전화만 받노 해사면서 

저녁내내 궁시렁궁시렁 거렸다.

 

 

해서

야 이 문둥아

그땐 일한다고 정신이 없었고 

지금은  모든 일이 끝났으니까  

전화소리가 들렸지 했더니만

그게 아니고 일부러 안받았다나 우쨌다나 ...............

(아이고 요넘의  인간봐라

우예 생각을 해도 그렇게만 생각하노  )

 

해서 술잔을 서로 부딪치면서

_니 지금 질투하는거가  ?했더니

-질투는 몬 질투?

-아이다

내 가만히 보니까

니 영희를 좀  좋아하는가 본데

난 있는 것도  처치를 다 못해서  곤란이니까

지발 신경 좀 꺼도이............ 

 -고자는 말이없다........안하더나

난 고자다 .

-고자? 고게 몬 말이고 

-몬말은 .....................

고자는 말이없다 그말이지  

-그라믄 니가 고자다 이말이가 

-고건 와 묻는데  

- 아 알았다

니가 고자라하는 건 다른뜻이 있구나

그러니 이제사 니 말이 이해가 좀 되네

-모가 ?

-언 뇬이 달라 달라해도 안주니까 그게 안선다 이말이네 니 말은

욜마 요거 보통 넘이 아니네

에라이 문디야

바랠걸 바래라

 

 

암튼 요즘은 눈만 뜨면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만한  그런 집을

리모델링 한답시고 현장에 나가 며칠 살았더니 

이 넘의 구두가 구두가 아니었다.

남자는 구두가 더러브믄 사람도 추접게 보입니더

아무리 바빠도 구두는 꼭 딱고 다니이소 하고

하도 울 마눌이 잔소릴 해서

내 하루걸러 광을 내어 반짝 반짝 딱아놓았는데

 

요즘은 우예된 판인지 현장에만 갔다오면

그 다음날은 여지없이 흙구덩이에서 빠져 나온사람처럼 

옷이고 신발이고 온통 흙이 더덕 더덕 붙어있었다..

 

해서 어제도 구둣방엘 갔더니

구둣방 아짐씨가 참다참다 못참겠는지  

사장님 때문에 내 돌아삐겠심더  ................해서

-와예 ?

설마 요 며칠 내 얼굴을 자주 보니까

너무좋아서 돌아삐는건 아니지예 했더니

지도 어이가 없었던지 구두나 얼른 벗어놓고 가라고 등을 떠 밀었다.

 

 

 

 

해서 이 넘도 염치가 있지

틈만 나면 길커피도 한잔 사주고

홍시도 사주었더니

지도 느끼는게 좀 있었던지

 아무리 흙투성이가 되어도

- 오늘도 현장에 갔다 오시는 갑네예

얼른 벗어 놓고 가서 쉬이소

내 깨끗이 싰어서 광을 내어 갖다 드릴께예 ................했는데

 

 

예전에

울어무이가 틈만나면

사람괄시하면 절대 안된데이 

역전에 있는 지게꾼도 알아 놓으면

언젠가는 다 필요한 때가 있는거다이 하시더만 

고게 진짜인지

암튼 그런면에서는 이 넘은 복도 많은 것 같았다.

 

 

한데

어제도 정화조를 판답시고

두 넘이 너무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을 해서

나도 얼마간 거들어 주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그 땡볕에 수고한게 너무 고마워

가다가 씹은 소주라도 한잔 하고 가라이....................하고

돈 몇만원을 손에 더 쥐어 주었더니

이 넘들이 저거를 알아주는게 고마웠던지 

열두번도 더 고개를 숙이곤 고맙다며 인사를 꾸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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