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作
그 얼굴에 초상화지
현장에 들렸다가
각시탈 부부랑 울산근교를 한바퀴 휘 돌았더니
몹씨 피곤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긴 일어났지만
여전히 피곤끼가 가시지않아
잠시 잠자리에 도로 눕는다는게
그새 잠이 들었던지
꿈속을 얼마나 헤메고 돌아다녔던지
눈을 뜨니 동창이 훤했다.
한데 꿈이 좀 이상하고 야릇해서
일어나도 한참동안 기분이 묘해
이게 도대체 무슨 꿈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개 꿈인갑다 하고 갖다 내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꿈을 꾸는 시간이 꼭 도로 누웠거나 게으름을 피웠을때만
꾼 것 같아
아무래도 롯또 복권을 사봐야 걸릴 확률도 거의 제로 일 것 같았다.
만에 하나
소 발에 쥐 잡는다고
롯또에 당선된다고 해도
늦잠자다가 우찌우찌해서 낳은 자식처럼
인생에 별 도움될 턱이 없다하고
깨끗이 단념을 했는데도
그게 또 안그런지
말없이 가버린 뇬이 더 오래도록 가심에 남는다 하듯이
아침내내 가심에 남아 사람을 괴롭혔다.
올만에 비도오고
기분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지
촌 넘은 초 저녁부터 양산 통도사 근처에서 노는지
언뇬이 지를 불러냈다며 은근히 자랑을 했는데
보나마나 그 얼굴에 초상화지
그 넘의 성질에 몬 좋은 뇨자가 올까마는
그래도 언감생심
마음은 있어가지고
이 넘도 비도 오고 날도 궂은데 혼자 있기가 뭣해서
야 ............이 촌넘아
하늘 같은 이 행님을 위해서 그 뇨자더러
어차피 나오는 것
꼽사리 끼워서 하나 더 델고 오라하면 모가 덧나나 ...하고 했더니
아이고 행님도,,,
요샌 나도 많이 짜쳐서요 ( 궁색해서요)
우짜다가 이제 겨우 하나 구했는데
우예 초장부터 하날 또 더 델고 오라고 말하능교하고는
행님 낼 보입시더이........... 하더니
전화를 탁 끊어 버렸다.
(하기사 니 넘이 그러믄 그렇지 ........................몬 의리가 있을끼고
니 말따나 그 하나도 겨우 구했겠지,,,,,,,,,,,,, )
전화를 끊고 저녁도 먹을겸 해서
어슬렁 어슬렁 토담에 갔더니
주인집 여자가
와? 초저녁에 안왔능교
맛있는 밥 해놓고 기다렸는데...................하고
은근히 원망 비스무리한 소릴해서
그랬나?
난 니가 내 기다리는줄을 몰랐다 아이가
맨날 지 서방 챙기기에만 급급하기에
난 언제나 찬밥 신세인줄만 알았지
니가 날 기달릴줄은 꿈에도 몰랐잖아 .
그라고 보니까 오늘 삼식이 오데 갔나 보네
안그러면 니가 눈이 빠지도록 날 기다릴리가 없지
그렇던 저렇던
꿩 대신에 닭이라고
기다리는줄 알았으면
내 퍼뜩 올건데 했더니
눈이 빠지기는 ...............누가 눈이 빠져요
그냥 더운 밥에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하고 기다린건데................하고
이내 또 새초롬 해졌다.
(아이고 여자란 .....................
몬 말을 못해여 )
암튼 그래도 맘에는 쪼매 있는 가본데
그나마 촌 넘 보다는 영희가 훨 났다 .........................했더니
/와요? 촌 넘 아자씨 오데 갔능교 ?
/몰라 언 뇬이 비도오고 날도 꿉꿉하니까
수청을 들려고 그러는지 술 사준다고 오라 했다잖아
/아이고 그 아자씨 보기하곤 영 틀리네
그 얼굴에도 여자가 붙는가베 .....................해사면서
지라서도 우스운지 허이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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