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93 / 그 얼굴에 초상화지

커피앤레인 2008. 10. 24. 10:03

 

서 혜연作

 

 

39735

그 얼굴에 초상화지 

 

 

 

현장에 들렸다가

각시탈 부부랑 울산근교를 한바퀴 휘 돌았더니

몹씨 피곤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긴 일어났지만

 여전히 피곤끼가 가시지않아

 잠시 잠자리에 도로 눕는다는게

그새 잠이 들었던지

꿈속을 얼마나 헤메고 돌아다녔던지

눈을 뜨니 동창이 훤했다.

 

 

한데 꿈이 좀 이상하고 야릇해서 

일어나도 한참동안 기분이 묘해

이게 도대체 무슨 꿈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개 꿈인갑다 하고 갖다 내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꿈을 꾸는 시간이 꼭 도로 누웠거나 게으름을 피웠을때만 

꾼 것 같아

 아무래도 롯또 복권을 사봐야 걸릴 확률도 거의 제로 일 것 같았다.

 

 

만에 하나

소 발에 쥐 잡는다고

롯또에 당선된다고 해도

늦잠자다가 우찌우찌해서 낳은 자식처럼

인생에 별 도움될 턱이 없다하고 

 깨끗이 단념을 했는데도

그게 또 안그런지

말없이 가버린 뇬이 더 오래도록 가심에 남는다 하듯이

아침내내 가심에 남아 사람을 괴롭혔다.

 

 

올만에 비도오고

기분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지

촌 넘은 초 저녁부터 양산 통도사 근처에서 노는지

언뇬이 지를 불러냈다며 은근히 자랑을 했는데 

보나마나 그 얼굴에 초상화지  

그 넘의 성질에 몬 좋은 뇨자가 올까마는 

 

 

 

그래도 언감생심

마음은 있어가지고

이 넘도  비도 오고 날도 궂은데 혼자 있기가 뭣해서

야 ............이 촌넘아

하늘 같은 이 행님을 위해서 그 뇨자더러

어차피 나오는 것

꼽사리 끼워서 하나 더 델고 오라하면 모가 덧나나  ...하고 했더니

 

 

아이고 행님도,,,

요샌 나도 많이 짜쳐서요 ( 궁색해서요)

우짜다가  이제 겨우 하나 구했는데

우예 초장부터 하날 또 더 델고 오라고  말하능교하고는

행님 낼 보입시더이........... 하더니

 전화를 탁 끊어 버렸다. 

 

 

(하기사 니 넘이 그러믄 그렇지 ........................몬 의리가 있을끼고

니 말따나 그 하나도 겨우 구했겠지,,,,,,,,,,,,, )

 

 

전화를 끊고 저녁도 먹을겸 해서

어슬렁 어슬렁 토담에 갔더니

주인집 여자가

와? 초저녁에 안왔능교

맛있는 밥 해놓고 기다렸는데...................하고 

은근히 원망 비스무리한 소릴해서 

 

 

그랬나?  

난 니가 내 기다리는줄을 몰랐다 아이가

맨날 지 서방 챙기기에만 급급하기에

난 언제나 찬밥 신세인줄만  알았지

니가 날 기달릴줄은 꿈에도 몰랐잖아  .

 

 

그라고 보니까 오늘  삼식이 오데 갔나 보네

안그러면 니가  눈이 빠지도록 날 기다릴리가 없지

그렇던 저렇던

꿩 대신에 닭이라고

기다리는줄 알았으면

내  퍼뜩 올건데 했더니  

눈이 빠지기는 ...............누가 눈이 빠져요

그냥 더운 밥에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하고 기다린건데................하고 

이내 또 새초롬 해졌다.

(아이고 여자란 .....................

몬 말을 못해여 )  

 

 

암튼 그래도  맘에는 쪼매 있는 가본데  

그나마 촌 넘 보다는 영희가 훨 났다 .........................했더니

/와요? 촌 넘 아자씨 오데 갔능교 ?

/몰라 언 뇬이 비도오고 날도 꿉꿉하니까

수청을 들려고 그러는지 술 사준다고 오라 했다잖아

/아이고 그 아자씨 보기하곤 영 틀리네

그 얼굴에도 여자가 붙는가베 .....................해사면서

지라서도 우스운지 허이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