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04 / 현명한 아빠 현명한 엄마는

커피앤레인 2008. 11.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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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

현명한 아빠 현명한 엄마는.....

 

 

 

허영란의 날개를 부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알싸했다.

날아라 날아라.................................고뇌에 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말고 날아라 ...하고

땡고함을 지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풀리고

새로운 용기도 솟고

뭔가 저질러보려는 의욕도 생겼는데

 

 

가을걸이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주변의 색갈도 점점 발갛거나 노랗거나 다크 브라운으로 변하면서

인간의 심성도 거기에 따라 변하는지

유난히 짙은 색갈의 옷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해서  이넘도 짙은 브라운 쉐타를 걸치고

사진을 한 컷 찍으러 공원에 들렸더니

저만치 늙은 노인네들이 내기 장기를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꽤나 많이 모여 있었다.

몬가 작품성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친김에 샤타를 눌렀더니

키 큰 나무의 단풍이 보기보다 너무 아름다워

아예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어 몇번 더 샤타를 눌렀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필름이 다 되었다고

신호음이 떨어졌다.

 

 

에이 ,,,,,,,,,,,,,,,,,,,

뭐 좀 할려고 하면 꼭 이러드라 하곤

공원을 터벅터벅 내려오는데

한쪽에선 구포 지신 밟기 놀이를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꼬갈모자를 쓰고 장구를 치며 징을 두들겼고

다른 한켠에선 이름모를 챔버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동안 구경삼아 이곳 저곳을 기웃기웃했더니

구포 지신밟기 놀이는 우리에게 꽤나 익숙해서 그런지

구경꾼이 많은 반면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엔 스무명 남짓 사람들이 모여 박수를 치고 있었다.

 

 

한데

이럴 때 가장 어색한건

구경꾼이 얼마되지않은 곳일수록

구경을 하다가 중간에 빠져나오는게 여간

미안스럽지 않다보니

자연히 한곡이 두곡이 되고 두곡이 세곡이 되었는데

 

 

원래 클래식은 어렸을 때 부터 들려줘야

아이던지 어른이던지 제 맛을 알기 마련인데

우리네 동네가

워낙 문화적으로나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왠만한 가정에서 자란 어린애들은 

 클래식하면 저게 몬 소리고 하고 ...................

되물을 정도이니 ......

생각할 수록 참 한심한 노릇이었다.

 

 

요새는 정보가 너무 난무하다보니

모든면에서 똑똑한 젊은 엄마들이

애를 가졌을땐 태교를 한답시고 온갖 야단법석을 떨면서도

정작 애가 자라는 동안

 정서적으로 엄청난 상상력과 축복을 갖다 주는

클래식은 왜 새벽에 안들려주는지 ................

그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하긴 누군가

바보 아빠 바보 엄마는

눈만 뜨면 텔레비젼 부터 먼저 틀고

현명한 아빠 현명한 엄마는

아이가 아직 자고 있을 동안엔

주식이나 뉴스보다는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먼저 들려준다고 했는데

바보 엄마 바보 아빠가 그 말 뜻을 알기나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