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26/ 해는 내일 또다시 뜬다했제

커피앤레인 2008. 12. 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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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1

해는 내일 또다시 뜬다했제

 

 

되돌아 보면 한 해라는 시간이 무척 짧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한해 동안 사람에 따라서는 무척 긴 하루처럼

지루하게만 느껴졌을테지만

또 그 누군가는 올해만큼 알찬 한 해도 없었다할지 모르겠다.

 

 

이 넘 역시 정초부터 불어닥친 이사파동으로

한동안 가슴앓이를 했지만  한 해를 지내놓고 보니

그게 어느때 이야기이지 할 정도로

모든게  까마득한 옛 이야기처럼 흘러가버렸는데

 

 

사람사는게 마치 물 흐르듯이

 한 고비 지나면 또 한 고비가 찾아왔고

또 한 고비 지나면 또 한 고비가 머리를 어지렵혔다.

 

 

하지만 누군가 너무 행복하면 오히려 두렵다 했듯이

인생이란게 좌절만 안하면 그런대로 또 살만한게 인생이었다.

계림은 어제도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대었다.

연말로 그만둔다하니 다들 아쉬웠던지 엊그저께 쭁파티 했던 분들이

또다시 찾아와 다시 판을 벌였는데

 

 

하긴

옛말에도 회자정리라 했지만

만나면 헤어지게 마련이고 헤어지면 또 만나게 마련인데도

연말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 때문인지

아무도 거나하게 취하진 않았지만 섭섭한 마음은 여전한 것 같았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려는건지 밤부터 바람이 꽤나 불었다.

젊은 최교수는 어디서 이미 일차를 하고 왔나본데

이 친구는 만나자마자

행님 제가 사기를 좀 쳤습니다하고 밑도 끝더 없는 말로 떠들어댔다.

야 니가 몬 사기를 치냐 ..................했더니

말인즉

국전에 몇번 당선 되고나니 그림 값이 자기도 모르게 껑충뛰더라며

그래서 강남에서 돈을 좀 긁어모아 부산에 내려왔다며

지가 사기꾼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림 값이란게 참 황당하더라는 이야기이기도하고

어쩌면 자기 겸손의 표현도 그 속엔 깔려있겠지만 .....

오데 그런 사기꾼들이 한둘이겠냐 ...

이름만 뜨면 덩달아 돈이 굴러오는 세상인데 .

 

하긴 진짜 사기꾼들은 지가 지를 사기꾼이라고 안하겠지만

그래도 먹물깨나 들었다고

보통 고등사기꾼들은 지를 사기꾼이라고들  한다했더니

백남준이도 스스로 사기꾼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면

저도 그런 넘 중에 하나입니다하고 또 느스레를 떨었다.

(일마 이거 오늘 따라 와 이라노

교수 노릇하기도 힘드나?)

 

하긴 그의 말도 옳은지 모른다.

 

 

하지만 웃기는 것은

저급한 사기꾼들은 남에게 직접적인 피혜를 주지만

고등 사기꾼들은 손하나 안대고 코를 풀수 있는 넘들이다 보니

사기를 당하는 인간들도 그게 사기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졸졸 따라 다니니 ........

그래서 세상이 요지경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어쩌면

우린 세월이라는  고등 사기꾼에 속아

또 한해를 그렇게 보냈는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얼마전에도 누군가 대한민국 교육처럼 사기꾼도 없다했는데

그 친구 말인즉 뻔히 취직이 안되는줄 알면서도 학생들을 저토록 모집하여

등록금을 받는거나

씨잘데 없는게 분명한데도

수료증이라는 명목으로 최고위 과정이니

뭐니 해사면서 6개월짜리 또는 1년짜리 학생들을 모집하여

등록금을 받아 챙기는 대학이나

엊그저께 목사되었다 하더니 어느새 명예박사학위까지 받았다며

이름도 없는 미국 모 신학교를 들먹이며 자랑하는 그 기도원원장이나

한심하긴 마찬가지이었는데 .............................................

 

 

암튼 한 해를 보내고 나니

넘치도록 아름답고 멋진 사람을 만나 긴긴밤을 지새우며

사랑이 뭐냐고 촌 스럽게 묻지 마세여..............................

사랑은 가슴속에 묻어두는거라예 해사면서

그 긴 밤을 즐겼던 일이며

때론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노가다가 좋은건 일을 하다보면  

피아노도 나오고 냉장고도 나오고 쇼파도 나오다보니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재미도 꽤나 솔솔했는데

내년은 또 우예될지 ....................

 

 

해서

얼만큼 산 이력 때문인지

이젠 일년이 지나면

내년엔 더 잘하자 해사면서 단배식이니 시무식을 준비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요즘은 아예 그렇게 나누는 조차도 어쩌면 사기니까

정말 마음에 있다면

오늘 부터라도 당장 실천 하자.

금년에 못다한 일을 내년으로 미룰게 아니라

 오늘 할 일은 오늘에 하고

내일 할 일은 내일 또 하고

모레할 일은 모레 하면 첫술에 배는 안부르겠지만

언젠가는 답이 안나오겠나 하고

벽에 걸린 카렌다를 바꾸어 걸었는데  ..........................................

 

 

 

아무리 되돌아봐도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건지

입출금 내역만 요란했고

그나마 이 넘의 머리속에 남아 있는 거라고는

그래도 공부가 젤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