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영작
2009/1/22
함양 상림 숲을 거닐다
누군가 아침부터 문자를 때렸다.
아직도 함양이예요?
응 ...좀전에 일어나 아침먹고 읍내를 한바퀴 돌아보는 중인데
곧 상림에 함 가볼려고요
상림 ?
나두 상림 숲에 함 가보고싶당
상림을 알아요?
샘은 ...
알지유 !
이래봐도 추억이 많시유!.....
추억 ? 과거가 많은가베 ......................
과거는 무신...... .그렇다는거지
혹 예전에 나쁜 짓 한 넘이 있으면 말해봐여 (울리고 도망갔다던지)
내 조지고 올라갈테니까................
일 없어요 내가 누구여
그걸 그냥둬요 벌써 처치했지
아,,,,,,,,,,,,,,,,,,,,그렇구나 .
현자는 찜질방에서 자고 일어나는대로
아침 밥 먹으러
오라 하더니만 10시가 넘도록 곯아 떨어졌나보다.
하기사 식당 일하랴 손님 뒷치닥거리 하랴
먼곳에서 손님왔다고 밤새 술시중든다면서
새벽 세시까지 있었으니
일찍 일어나는 것도 무리이겠지
하긴
수영이도 신랑이 기다린다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같이하며
인생사 돌고도는걸 우예 우리가 막을껍니꺼 해사면서
가리늦게 발동이 걸렸는지 지혼자 막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는데
함양은 겉보기보다는 노래연숩장 시설이 꽤나 개안았다,
이 넘도 유행가 가사처럼
설/대전/대구 찍고 부산까지 다 다녀봤지만
무선마이크 주는 곳은 함양이 처음이었다.
거기다가 안개 등인지 별빛 등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명이 사람을 완죤히 뿅가게 만들었다.
누군가 목소리가 좋아 가수가?
마이크가 좋아 가수지 하더니만
역시 비싼 마이크는 따로 있는 모양이다.
콜하자마자 김연숙의 초연을 함 때려봤더니
현자가 꺼벅 자물시는 시늉을 하며
와 ,,,,,우사장님 우예 그리 목소리가 좋심니꺼 하고
음반을 함 내어보지예 했다.
내 안그래도 지금 심히 혼란스럽다이
이 넘의 노가다 때려 치워 버리고
백바지에 백구두를 신고
더 늦기전에 밤무대에 함 나가봐 ? 말아 하는 중인데
좌우지간 설 쐬고 레슨이나 함 받아 보려한다 했더니만
아이고,,,, 그라믄 얼굴보기 더 힘들겠네예 해사면서
싸인부터 받아놔야지 하곤 사람을 또 실실 웃겼다.
그 와중에도
수영인 온김에 저거 땅이나 함 봐주고 가이소 했는데
와.............모할낀데 ?
모하기는요 상림근처에 땅이 하나 있는데
앞은 레스토랑이나 그 비슷한 걸 짓고
뒤편은 주택을 지을려고 하는데
작년에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주택 설계를 함 의뢰해봤더니
고속도로 공중화장실 비스무리하게 설계를 해 와서
마 치아뿌렸습니다.
억지로 오라하면
수청도 안들면서 자꾸 오라한다고
쪼매 부담스러울낀데 잘 왔심더
온김에 내 땅이나 좀 봐 주이소
그라고 설계도 하나 내 주고예..................................
아이고 이게 몬 복이고
누구는 또랑치고 가제 잡는다더니
이 넘은 꼭두새벽부터 놀러다니면서 일거리를 맡았으니
하나님도 무심하지는 않는가베
허구한날 하나님요 나도 부우자 함 되어보입시더
그라믄 안되겠심니꺼 했더니
이제사 내 기도가 통하는가베
아이고 고마워라 ......................하고
그날밤 안올라간게 잘한거지 해사면서
레스파인가 몬가하는 찜질방에서 일박을 했는데
와 함양수준이 생각보다 보통이 아니었다.
이 촌 구석에 모 이리좋은 찜질방이 다 있는지 .....
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발가벗은 몸으로 탕안에 들어앉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사람들 얼굴도 함 훑어보고
거시기도 함 훑어 봤더니
사는 형편이 개안은지 5-60대는 충분한 것 같은데
아래 위가 어찌나 팽팽한지 .................
(다들 잘 사는가베 )
암튼
아침을 적당히 떼우고
함양 중학교와 함양 제일고등학교 교정을 좀 거닐다가
상림을 둘러봤더니 상림도 변화가 많은지
예전에 비해 훨 세련되고 잘 꾸며져 있었다.
상림은 약 1,100년전 신라 진성여왕 때
이곳 태수였던(함양의 옛 이름은 천령이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읍내를 지나가는
위천이 범람하는 하는 것을 막기위하여
둑을 쌓고 인공조림을 한 곳으로
그 길이가 6km(십오리)에 이르고
면적은 약 30만평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인공숲인데
나라에서도 이런 곳은 별로 없다했는지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을 해 보존케 했는데
그 주변 경관이 워낙 빼어나다보니
지리산 갔다오면서 이 곳을 그냥 지나친다면
그건 촌넘 중에도 촌넘이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하는말이지만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백천이 있고 백천을 지나면
논개 무덤이 있고
논개무덤에서 좌로 빠지면 전라도 땅이고
우로 빠지면 경상도 땅인데
경상도 쪽으로 빠지면
용추계곡이며 농월정이며 수승대가 있는데
그 곳에 있는 빼어난 곳만 다 돌아봐도 하루가 모자랐다.
하긴
다니다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인데
배가 고프면
수동면에 들려
허허벌판에 있는 수동매기 매운탕 집을 찾으면
이쁜 아짐씨가 반색을 할텐데
이쁜 아짐씨 얼굴도 얼굴이지만
실은 매기찜이나 매기 매운탕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참고로 아짐씨 이름은 정옥이여 ...................
혹 가거던 정옥씨한테 내말해여 ,,,,그라믄 고기라도 한마리 더줄지 누가아우?
내가 누구냐고여
아이고 부산사는 노가다하는 옛 애인(?)이라고만 해여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정옥씨 칭찬하더라면서.....
사람이란게 눈치가 있어야지
요럴땐 무조건 아는척하고 아첨을 살살하면
대접이 모가 달라도 달라여............안 그렇수?)
일단 그건 그렇다치고
노가다는 돈을 벌어야 먹고 사니까
여행은 두번째고
우야믄 수영이 땅에 좋은 작품을 하나 남길꼬 해사면서
상림을 거닐다가 맨꼭지점에 이르니
에엥 ,이게모꼬
저것 한옥아이가 .........하고 무작정 따라 들어가봤더니
꽃피는 산골 이라는 찻집이었다.
한데 찻집 아짐씨는
그새 마실을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주인아자씨만 혼자 앉아 있었는데
손님이 오니 그냥 되돌려 보낼 수 없었던지
돈 안받는 커피나 한잔 하시고 가라면서
기어이 사람을 안으로 안내 하였다.
해서
염치불구하고
집도 이뿌고 커피도 한잔 생각이 나서
장작 난로 옆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더니
그도 노가다 출신인지 한옥에 대하여 꽤나 아는게 많았다.
하여 옛말에도
어디에 가더라도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들으면
스승이 있다했거늘 해서
한옥을 손수 지은 경험도 있겠다 자기 집이기도 했겠다
이 넘이 참고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닐 것 같아
요것저것 궁금한걸 물어봤더니
아이고 이게 몬 횡재고 ................................
내가 진짜 알고자 하는 황토에 대하여
이 친구가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해서 나도 이참에 한옥을 함 지어봐 하고
명함부터 고쳐야되겠네 했는데
암튼
한옥은 뭐니뭐니해도 나무를 잘 다스려야하고
흙을 잘 다스려야 하자가 없는 법인데
내 오늘 흙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으니
이걸 오데서 돈주고 배우랴 ......................................
이래서 여행이 좋은거여
하여
한옥을 짓다보면
새모시 옥색치마에 밤마다 거문고를 타며
우렁각시라도 나타나 서방님해사면서
품에 안겨 곤히 잠을 자다가 갈지 누가 알까나 ,,,,,,,,,,,,,,,,,,,,,
(그라믄 언 뇬이 또 그라겠제
아이고 인간아 인간아 꿈깨라 꿈 하겠지만.............
꿈이라도 꾸고 사는 인간은
그래도 개안은 인간이여 요 아짐씨야 ................몰 알고나 말을해야지 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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