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60 / 아 됐어요

커피앤레인 2009. 2. 10. 08:04

 

 이 경애 作

39815

2009/2/10

아 됐어요

 

 

 

현대 미술은 성철스님의 법어만큼이나  모호했다.

어느 때는 이런 뜻 같기도 했고 어느 때는 저런 뜻 같기도 하였다.

어느 유명 작가는 캔버스 전체를 온통 흰색만 칠해놓은체 이게 현대 미술이야하고 버젓이 전시를 했다.

허나 이 넘은 그림에는 색맹이라서 그런지 도무지 흰색 밖에 보이는게 없었다.

해서 나도 언젠가는 화가가 될 수 있겠구나 했더니 사람들이 자꾸 고개를 갸우뚱했다.

 

 

달이 떳나보다.

사람들이 이 넘의 뒤를 보고 자꾸만 절을 했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더니 저만치 둥근 보름달이 떠 있었다.

누군가에게 휴대폰을 때려 나 해운대 나와있다 했더니

달보고 소원을 빌었냐고 물었다.

글세 .............몬 소원을 빌지

그래 .당신 부자되라고 빌었다했더니  고맙다며 문자를 보냈다.

부자는 다 좋은가보다,

 

 

요며칠 괜찮은 책들이 나왔는지 광고가 요란했다.

장부의 굴욕/(박찬철외지음/위즈덤 하우스)이란 책과

에른스트 블르흐의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박설호 옮김/열린책들)라는 책인데

후자는 80년대 해방신학하고 맥을 닿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 넘은 해방신학하고는 별로 취미가 없었다.

해서 단 한권만 산다면 아무래도 장부의 굴욕을 사고 싶었다.

 

 

조선비치 호텔은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다.

묵직한 첼로 소리가 들렸고 짙은 커피향기가 코를 찔렀다.

저멀리 달 집에 불을 지른 사람들이 보였고 간간히 흰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갔다.

바다는 제 철이 아닌걸 아는지 재미가 없어보였다.

돌아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왜 ?

-모니터가 갑자기 깜깜해졌어요

-그래 ? 바이러스인가

-바이러스? 그럼 어떡해.....안에 있는게 다 날라가는거예요?

여잔 몹씨 당황했다.

-가만히 있어봐 .

 혹시 다운인지 모르니까 리셑부터 다시 함 해봐

-리셑이 모예요...............?

  안돼요.

-그럼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시키는 대로 따라해봐

우선 모뎀에 연결돼 있는 컨센트선들을 하나씩 다 뽑아.

그런다음 일분후에 다시 제자리에 꽂아.

그리고 나서 다시 파워를  눌러 .그러면 화면이 다시 뜰거야

...........................얼마간 시간이 지났나보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아 됐어요 . 나와요 .고마워요.

-그래 다행이네 .

여잔 다운이란걸 생전  처음 경험했나보다,

하긴 이 넘도 예전엔 그랬지.

그리곤 혼자 밤새 끙끙 앓고는 다음날 돈만 딥다 날렸지만 .................

(그래서 다들 배워야 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