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사람이 우예그리 간사하노

커피앤레인 2009. 4. 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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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4

사람이 우예그리 간사하노

 

 

 

 

 

 

 

폭풍우 지난 후 고요함인가

이사를 하느라 며칠간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로

 말못할 속앓이를 겪고났더니

이젠 그것도 만성이 되었는지 

옆에서 왈왈왈 하는 인간들이 사라지니

그게 오히려 더 사람을 심심하게 했다.

 

 

해서

올만에 망중한이나 즐긴답시고

단골 이발소에 갔더니 거울의 비친 이넘의 모습이

물찬 제비가 아니라  

거의 산신령 아재비 같은 몰골로 변해있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앞머리는 별로 없으면서

뒷머리만 얼마나 무성하게 길렀던지 

거의 어깨에 닿을만큼 치렁치렁했다.

한데 더 웃기는 것은

몇날 며칠 밤을 새우다시피 크고작은 이삿짐을 옮기다보니  

눈은 눈대로 들어가고 광대뼈는 툭 튀어나오고 

얼굴은 핼쓱한게  

내가 봐도 어 이 화상이 누구 화상이고 ? ........................할 정도로 가관이었다.

 

 

그래서 

이왕 자르는 것 마 팍 잘라주소 ,,,,,,,,,,,,,,,,,하고 부탁을 했더니

단골 이발사 아자씨도

이건 좀 심했다싶었던지

쪼매 많이 잘라야겠지예 하더니

가차없이 가위질을 싹뚝싹뚝해버렸다.

 

 

한데

이 아자씨는 

내 복잡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치 이 넘 오기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이발하는 동안 내내

성경이 어떻니 /하나님이 어떻니/ 예수님이 모라했느니 해사면서

계속하여 질문을 해댔다.

 

해서 

시방 나보고 여호와 증인에 들어오라고

살살 꼬시는건 아니죠 했더니 

지도 본심이 쪼매 들킨줄 알았던지 그게 아니고예 해사면서  

 

 

사장님 삼실이 오뎁니까 

함 놀러가면 되겠십니꺼 하더니

 

 

여기도 목사님이 여러분 오시는데

아무리 대화를 해도

자꾸 자기 얘기만 하려고하지

내 궁금한 건 하나도 안갈켜주던데

사장님은 우예그리도 쉽게 잘 가르칩니꺼 하면서

진심인지 소쿠리 뱅기인지는 모르지만

 

 

오늘 처음으로 지가 여호와 증인하고

기독교가 어떻게  다른지 쪼매 알았다나 우쨌다나......................

 

 

해서 

 

 

이넘왈 

삼실에 찾아 오는건 언제던지 환영하지만

강의료도 안받으면서

여기서 1시간동안 계속해서  씨부렁 거렸는데

삼실까지 쫓아와서 또 여호와증인이 어떻니

기독교가 어떻니 해사면 난 언제 일하능교

 

 

그러니 정 궁금한게 있으면

한달에 한번씩 우리 여기서  성경공부하면 안되겠습니까  

이발하면서  성경공부하면

사장님은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고

난 어차피 여기서 한시간 동안 무료하게 매여있으니까

그럴바에야 

차라리 사장님한테 성경이라도  가르치는게 안낫겠나 했더니  

 

 

지도 그 아이디어가 개안아 보였던지

그럼 다음달 요 시간에 또 오이소 하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한데 더 웃기는건

이발을 하고 나오면서

내가 시방 모하고 있는거고   

지금 삼실 계약을 해야하느냐 마느냐하고

고민을해도 될똥말똥한데 

 

 

몬 떵배짱인지 그건 마  

내주여 당신의 뜻대로 하시옵소서하고는 

태평스럽게  예수님이 어떻니 /요한복음 1장이 어떻니 해사면서

강의를 한참했으니  

내가봐도 내가 좀 웃기는 인간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래도 그게 기특한지

욜마 요거 

문제는 좀 있지만 그래도 이쁜 구석은 있네   하셨는지

여차하면 오늘밤부터 노숙자가 될지도 모르는 

그 와중에도

전도하는걸 보곤 어여삐여기사

엊저녁까지만해도

계약도 하기전에 이사부터 했다고

온갖 지랄 염병을 다 떨며 날 잡아먹을듯이 대들던 그 넘의 집 주인이

오늘은 완전히 꼬리를 낮추었는지 오데가고 없고 

저거 마눌에게 모든걸 일임했다나 우쨌다나........................

그라면서 잘 왔단다.

.

 

 

내원 사람이란게 ..................................

원래 인간이란 동물이 이렇게 간사한거가.

하기사

자기야...............해사면서 금방 숨 넘어가듯이 끌어안던 고 뇬도

주머니 돈 떨어지니

내 언제 니보고 자기야 했노 해사면서

오리발 내미는 세상이니

바랄걸 바라야지 .........................................

 

 

(그나저나

그 주인은 돈이 좋은거가 ? 사람이 좋은거가?

밤새 우예그리 꼬리를 낮추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