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화장을 고치는 여자

커피앤레인 2009. 4. 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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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6

화장을 고치는 여자

 

 

 

 

 

카프카의 변신은 참 난해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넘은 그런 변신엔 별 관심이없었다.

새벽 4시 30분

모닝콜이 울린지도 꽤나 오래되었다.

대충 세수를 한 다음 이빨을 딱고 성경을 집어들었다.

숙소에서 교회까진 채 10분도 안걸렸지만

그래도 서둘러 길을 나섰다.

이번주 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찬송이 여늬때와 달리 자못 비장했다.

주 달려죽은 십자가

우리가 생각할 때에...................

 

 

부활절은 언제나 춘분으로 부터 시작했다.

해서 절기를 음력으로 따지다보니

매년 부활절이 달랐는데

춘분은 경칩과 청명사이에 있었다.

양력으론 대략 3월 21일경 전후이었다.

 

 

춘분이되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았다.

하지만 빛의 굴절로 인하여 낮이 조금 더 길게 느껴졌는데

춘분이 지나면 낙동강에 머물던 겨울 철새들도 서서히

먼 북녘 땅으로 돌아갈 채비를 차렸다.

 

 

부활절은

춘분이 지난 첫 보름달이 뜬 그 다음 일요일에 부활절로 지켰기 때문에 

올핸 4월10일이 음력 3월 보름이니까

그 다음 일요일인 4월 12일이 부활절이 되는 셈이었다.

부활절이 되면 교회에선 삶은 계란을 하나씩 나눠줬다.

아마도 병아리가 계란에서 삐약삐약하고 나온다고

그런 모양인데 계란을 삶아버렸으니

병아리는 오데서 나오는지 그게 또 궁금했다.

 

한데 부활절의 진짜 의미는

예수님이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3일만에 부활하신걸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해서 기독교에선 부활절 의미가 굉장했다.

때문에  카톨릭이던지 기독교이던지 크리스챤이라면

전세계가 이 날을 함께 기념했는데....................

 

 

맨날 코 앞의 돈 냄새에만 정신이 온통 팔린사람에겐

그게 몬 참새 씨나락 까먹는 소리여 ...................했지만

고기도 먹어본 넘이 맛을 안다고

죽음도 부활도 이 세상을 떠날 쯤에야 알겠지라이 .

 

 

 

 

하지만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쌰르뜨르도

죽음 앞에서만은 억울했던지 절규를 했고  

성불이라던 성철스님도 오 사탄이여 오시옵소서하고 

합장을 했다니

우린 다음 세상에서 또 다시 만날까 ? 못만날까?나....................

 

 

허나 무지렁이 같은 인간이라도 

 우린 아직 살아있으니 참 좋다.

살다보면

때때로 영도 다리에 가서 마 팍 빠져 죽어뿌리까 하기도하고

때론 내가 왜 사노 하고 ....................

끝없는 절망속에 빠져서 흐느적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웬쑤 같은 마눌이 있어 좋고

때론 미운 오리 새끼같은 자식이 있어 좋고

때론 순자도 /순옥이도 /화자도 /정자도 틈틈이 볼수 있어 좋고

때론 촌넘도 /봉길이도 /봉춘이도 / 덕룡이도 있어 좋았다.

 

 

하긴

못난 넘은 못난대로

비열한 넘은 비열한대로

치사한 넘은 치사한대로

얼굴색을 가린체 전혀  안그런척 해사면서 

술잔을 건네며 

형아 동생아

니 밖에 없데이 하고 거짓말을 했지만

 

고건 밤새 한 이불속에서 발가벗고 내 죽네 하곤

다음날 아침 전혀 아무 짓도 안한것 처럼 시치미를 뚝떼고

늠름하게 화장을 고치는 고 뇨자처럼

이 세상엔 죽을 때까지 숨길게 너무 많아 참 행복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시겠제......................)